6년5개월만에 가장 많이 올라 신용대출도 4.62%… 더 오를듯
10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6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자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대폭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1.0%로 인상해 대출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은의 ‘2021년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 은행의 신규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3.26%였다. 이는 2018년 11월(3.28%)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월 대비 0.25%포인트 올랐는데 2015년 5월(0.25%포인트) 이후 6년 5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연 4.62%로 전월 대비 0.47%포인트 올라 5%에 육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기 전인 2019년 3월(연 4.63%) 이후 최고치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뛰며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28%포인트 오른 연 3.46%가 됐다. 지난달 상승 폭은 전달(0.08%포인트)의 3배를 넘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오른 데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금리가 올랐다”고 했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한 점도 신용대출 금리를 끌어올렸다.
“이자부담 더 큰 2금융권 대출부터 줄여야”
치솟는 대출 금리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내년 1, 2월경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의 상환 부담이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사람들의 부담이 늘 것으로 보인다. 시중 은행 대출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금리가 비교적 높아도 대출이 수월한 제2금융권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7∼9월)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 분기에 비해 2.4% 늘어난 346조7000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잔액 증가 폭(2.2%)보다 더 크게 뛴 것이다.
한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26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상향했다. 25일 기준금리 인상 폭(0.25%포인트)보다 큰 폭으로 조정한 것이다. 최근 은행들이 대출 금리만 많이 올려 예대금리(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가 과도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수신 금리가 적절히 산정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