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빠르게 번질 조짐을 보이자 백신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들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험을 앞세워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새 백신을 두세 달 안에 만들 수 있다고 공언했다. 이처럼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백신 제조사들이 변이 발생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 온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필요하다면 새로운 변이에 맞춘 새 백신을 약 100일 이내에 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엔테크는 “우리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알고 있으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조사를 즉시 시작했다”면서 “늦어도 2주 안에 실험실 테스트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엔테크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백신을 오미크론에 맞게 수정해야 하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더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오미크론에 특화된 부스터샷을 조속히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새로운 후보 물질을 임상시험용 백신으로 만드는 데까지는 60~90일이 걸린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모더나는 이밖에 기존 부스터샷의 투여 용량을 늘리는 방식, 다양한 변이를 한꺼번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처음부터 우리는 팬데믹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진화에 미리 대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며 “우리는 이 변이의 대응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도 이날 “오미크론에 대응한 새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실험과 제조 등에 수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백신 개발 소식에 26일 뉴욕 증시에서 화이자 주가는 6.1%, 모더나 주가는 20.6% 각각 급등했다. 노바백스 역시 주가가 9% 가까이 뛰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