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그제 권순일 전 대법관과 곽상도 전 의원을 소환했다. 전날엔 박영수 전 특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모두 화천대유로부터 금품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속한 것으로 지목된 ‘50억 클럽’에 포함돼 있는 인물들이다. 검찰이 9월 말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나선 지 약 두 달 만에야 이들이 처음 조사를 받은 것이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이 불거진 초기부터 화천대유 로비의 핵심으로 꼽혔다. 권 전 대법관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무죄 취지 의견을 냈고, 퇴임 직후 화천대유 고문 변호사를 맡으면서 월 1500만 원을 받아 ‘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특검 본인은 2016년 약 8개월간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고, 딸은 이 회사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화천대유 아파트를 분양받아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를 퇴직하면서 50억 원을 받았고 법원은 이 돈이 화천대유의 법적 분쟁 등을 도와주는 대가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그동안 검찰이 이들에 대해 수사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해서만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을 뿐이다. 권 전 대법관, 박 전 특검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조차 진행하지 않아 지금까지 수사에 별 진척이 없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김만배 씨 등 지금까지 기소된 대장동 개발 관련자들의 공소장에도 이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