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근 말실수 사례로 거론되는 “58세 생일” 발언. 20일 79세 생일을 하루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건강하다’는 포즈와 함께 “나는 58세 생일을 맞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이런 말실수를 한 것이어서 그의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워싱턴=AP 뉴시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지지율은 영 시원찮습니다.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각종 경제 문제, 코로나19 대응 미흡 등으로 인해 지지자들조차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He‘s missing a beat. He’s not what he once was.”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상태, 특히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요즘 TV 화면에 비친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은 기력이 달려 보이고 미 정계를 주름 잡던 전성기 시절과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는 연설 때마다 기억력 감퇴, 잦은 말실수 등의 문제점을 노출해 왔습니다. 한 정치 분석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자주 비트(리듬)를 놓친다. 더 이상 과거의 그가 아니다.” ‘비트를 놓치다(miss a beat)’는 밀고 나가야 할 시점에 주저하는 것을 말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도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얼마 전 공화당 주지사들은 단체로 위헌 소송을 제기하며 반기를 들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런 공화당 주지사들을 향해 “안 도와줄 거면 비켜라”면서 발끈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나친 감정적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미 자동차 산업의 전설로 불리는 리 아이어코카 전 크라이슬러 회장은 생전에 “Lead, follow, or get out the way”라는 말을 자주 썼습니다. “(수동적으로 가만히 있지 말고) 앞서든지, 뒤따르든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아예 비켜라”는 겁니다.
△“No serious economist is suggesting price increases could spiral out of control.”
가장 심각한 고민은 물가가 치솟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볼티모어항을 방문해 “인플레이션 잡기에 최대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몇 개월 전만 해도 “그 어떤 진지한 경제학자도 지금의 물가상승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지 않는다”면서 과소평가했던 적이 있습니다. 인플레는 물론이고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 등 외교 문제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상황 분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Out of control(걷잡을 수 없는)’ 앞에는 ‘get’ ‘spiral’ 등의 동사가 붙습니다. ‘Spiral(소용돌이치며 치솟다)’이 시각적인 효과가 크죠.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