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비상] 오미크론 확산에 전세계 방역 비상
26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OR탐보 국제공항에서 프랑스 파리행 탑승객들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남아공에서 출현을 보고한 지 사흘 만에 유럽 여러 나라와 호주, 홍콩 등으로 확산된 ‘오미크론 변이’ 공포에 많은 국가들은 다시 국경에 빗장을 걸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P 뉴시스
유럽은 오미크론이 전역에서 발견되자 최근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사태에 기름을 붓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8일 오후 현재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한 12개국 중 7개 나라가 유럽에 있다. 유럽에서는 26일(현지 시간) 벨기에에서 처음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왔다. 터키를 경유해 이집트를 여행한 백신 미접종 여성이 이달 11일 귀국하고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다. 하루 만인 27일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에서도 감염 사례가 잇달아 1, 2명씩 확인됐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대부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남부 지역을 여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는 26일 남아공에서 돌아온 여행객 6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 중 13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28일 확인됐다.
드러나지 않은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보건부 역시 27일 남아프리카에서 입국한 여행자 2명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의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유럽 전역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남아프리카뿐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온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객에 대한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영국, 체코 등에서 출발한 입국자의 경우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도 10일 동안 격리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 이상의 전파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각국의 ‘위드(with) 코로나’ 정책은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위드 코로나’에 들어간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30일부터 상점과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각국 정부는 방역 규제를 강화하거나 재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록다운(lockdown·폐쇄)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CNN도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이 밝혀질 경우 전 세계의 방역 완화 조치는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긴급회의를 통해 “‘B.1.1.529’ 변이를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하고 ‘우려 변이’로 지정하면서 “다수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이 코로나19 변이는 다른 코로나19 변이에 비해 전파 위험이 증가했음을 예비적 증거가 보여준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현재 남아공 모든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 나라의 코로나19 4차 유행을 이끌고 있다. 현지 보건당국에 따르면 27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220명으로 두 달여 만에 가장 많았다. 최근 남아공 확진자의 90% 정도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