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부자 타격왕을 일궈낸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다음 목표로 “홈런왕”을 외쳤다. 그러자 ‘홈런왕’ 최정(34·SSG 랜더스)은 “타격왕”을 목표로 하겠다고 맞섰다.
29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2021 신한은행 쏠 KBO 시상식이 열렸다. 각 부문 타이틀 홀더에 대한 시상도 진행했다.
올 시즌 123경기에서 타율 0.360를 때려낸 이정후는 ‘타격왕’으로 시상식에 참석했다. 2017년 각종 신인상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등장한 이정후가 타이틀 홀더가 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KBO리그는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부자 타격왕은 없었다.
이정후는 “어릴 때부터 세운 목표 중 하나라 더욱 뜻깊다. 세계 최초 부자 타격왕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후 목표로는 더 많은 눈길을 끌었다. 이정후는 ‘타격왕 외에 도전하고 싶은 기록’에 대한 질문을 받자 “홈런왕에 도전하겠다”고 대답했다.
스스로도 웃음을 참지 못한 이정후는 “진지하게 대답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더 큰 웃음을 자아냈다.
다소 ‘엉뚱했던’ 이정후의 목표에 올 시즌 홈런왕을 차지한 최정이 응답했다.
최정은 올해 35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 홈런 1위에 올랐다. 2016, 2017년 이후 세 번째 홈런왕 수상이다.
홈런왕 트로피를 받아 든 최정은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내년에는 타격왕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시 최정의 너스레에 장내는 웃음이 터졌다.
‘홈런 타자’ 최정은 올 시즌 타율 0.278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홈런왕’ 목표 만큼이나 최정의 ‘타격왕’ 도전도 쉽진 않은 셈이다.
올 시즌 107득점을 수확, 득점왕을 차지한 구자욱은 이정후와 최정을 향해 “두 분 다 긴장하셨으면 좋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타격왕과 홈런왕을 목표로 내년에도 열심히 치고 달리겠단 의미다.
생애 첫 타이틀 홀더가 된 구자욱은 “선수들의 도움으로 받을 수 있는 뜻깊은 상인데 내가 선수단을 대표해서 받았다”면서 “다음 시즌에는 야구장에 더 큰 푸른 파도가 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강렬한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