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장 첫날 “미래 ICT 본격 공략”
SK텔레콤에서 분할해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가 첫 투자 영역으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낙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과 가상인간 제작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SK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안에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아바타를 구현하고 다양한 종류의 가상재화 거래도 가능해지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29일 SK스퀘어는 국내 최초의 가상자산거래소인 ‘코빗’에 약 900억 원을 투자하고, 가상인간 제작 기술을 보유한 온마인드의 지분 40%를 8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SK스퀘어는 이번 투자로 코빗 지분의 약 35%를 인수해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에 이어 2대주주로 올라선다.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 생활과 연결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9월 국내 누적 거래금액이 3584조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금액보다 450조 원 이상 많다. SK스퀘어는 앞으로 가상자산을 더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파생산업과 함께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 계열의 3차원(3D) 가상인간 제작사인 온마인드에 대한 투자도 메타버스 사업과 연결된다. 온마인드의 3D 가상인간 구현 기술을 활용하면 이프랜드에서 기존보다 훨씬 더 실감나는 아바타를 구현하거나 매력적인 가상 인플루언서를 탄생시킬 수 있다. 플로·웨이브를 기반으로 가상인간 셀럽을 만들어 본격적인 인기 아티스트를 길러내는 사업도 가능하다.
SK스퀘어는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 이용자들이 아바타, 가상공간, 음원, 영상 등 다양한 가상재화를 거래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가상자산거래소와 연동해 언제든지 가상재화를 현금화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록체인, 메타버스와 같이 미래 혁신을 이끌 ICT 영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매력적인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29일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각각 변경 상장, 재상장하며 주식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첫날 두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23조4219억 원으로, 분할 직전인 지난달 25일보다 약 1조1200억 원(5.0%) 늘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