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여행업계 또 울상
인천공항 도착한 방호복 차림 외국인 관광객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28일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국에서의 입국이 제한된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외국인 방문객들이 방호복을 입고 이동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오미크론 때문에 2년 전 코로나 발생과 비슷한 분위기가 될까 봐 걱정입니다. 다 때려치우고 배달로 장사해야 하나 싶어 싱숭생숭합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 자영업자 A 씨는 29일 이 같은 글을 남겼다.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2단계 방역 완화를 보류하기로 하고 4주간의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자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36)는 “연말에는 단체 손님도 늘고 비싼 메뉴를 주로 주문해 연말 특수를 기대했는데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걱정이 크다”며 “작은 식당이라 단체 손님도 많이 받지 못하는데 금요일과 토요일에 모든 단체 예약이 취소됐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의 중식당 종업원 김모 씨(49)도 “위드 코로나 이후 단체 회식 예약이 많았는데 6∼10인 손님들은 대부분 취소를 하는 분위기”라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와 확진자 증가로 요즘 회사에서 회식 금지령을 내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들도 연말을 맞아 추진해왔던 송년 회식을 보류하거나 연초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이모 씨(50)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로 인해 팀별로 10명 내외로 모여 진행하려고 했던 송년회가 보류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다른 부서에서는 회식을 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와 송년회 얘기를 꺼내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소식에 세계 각국이 국경을 걸어 잠그기 시작하면서 항공사와 여행업계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등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8개국 출신자의 입국을 차단한 가운데, 입국 제한 국가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해외여행이 다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명섭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국내분과위원장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불안감을 느끼는 고객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위드 코로나 이후에는 ‘어디 가고 싶다’는 긍정적 문의였다면 지금은 ‘어디가 괜찮냐’는 부정적인 질문이 많다”며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정책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고객도, 여행사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해외여행을 기대하던 국내 여행객들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다음 달 말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대학생 김모 씨(22)는 “6개월 전부터 계획했던 유럽 여행인데, 하필 인근에 있는 아프리카에서 코로나19 변이가 생겨 당혹스럽다”며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오면서 여행을 예정대로 가도 될지, 여행 후 귀국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고민된다”고 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