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2021.11.30/뉴스1 © News1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2023년으로 1년 연기하고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14명 중 찬성 12명, 반대 2명으로 가결했다. 이날 의결된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르면 12월 초 본회의에 상정,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소득을 2023년부터 과세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뿐 아니라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1세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현행 9억원(시가 기준)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도 담았다.
쟁점이었던 1주택자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양도차익에 따른 차등화, 1주택자 기산 시점 등 조항은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
다만 전날(29일) 기재위 조세소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시행일이 내년 1월1일이었지만, 개정안 공포까지 최대 3주가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공포 후 즉시 시행’으로 바꿔 의결했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 1년 연장은 여야 (대선) 후보의 유불리 등을 다 떠나서 시장 조치, 거래 현황, 시스템 구축 등을 판단해서 여야가 합의했다”며 “양도세 역시 공시가격, 시장을 반영해서 시장 흐름에 합리적으로 부응하기 위한 조건을 조세소위에서 충분히 논의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로서는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정하다가 최근에 안정세로 돌아섰는데 양도세 공제금액 조정이 부동산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시기적으로 신중해야 되지 않을까란 말씀을 소위원회 때 말씀드렸다”고 했다.
또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는 내년 과세가 바람직하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며 “정부는 과세할 수 있는 기반을 (이미) 갖췄다고 말씀드렸고 과세할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안은 정부의 반대 의견이 있더라도 국회가 입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입법이 되면 행정부는 법안을 집행하는 것이 의무”라며 “국회에서 의사결정이 된다면 확정된 법대로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뚜렷한 이유 없이 조세 원칙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매우 큰 문제의식을 갖는다”며 “1주택자가 5년 전에 6억원에 산 집을 12억원에 되팔아 6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을 때 원래대로라면 3000만원 이상의 세금을 내야 했는데 앞으로는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