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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창원 “인구 줄어도 지원대상 빠져”

입력 | 2021-12-01 03:00:00

정부 인구감소지역 지정 논란




경남 통영시의 인구는 2020년 말 기준 12만8293명. 2010년 14만 명까지 늘었지만 10년 만에 1만 명 이상 줄었다. 사천시도 1995년 12만2900명에 육박하던 인구가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더니 지난해는 11만1105명까지 감소해 ‘인구 11만 명’을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통영시와 사천시는 올 10월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에서 빠졌다. 경남도 관계자는 “인구가 줄고 있는데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현장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며 “대상에서 빠진 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추가 지정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인구는 주는데 대상에선 제외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한 곳은 11개 시도, 89개 시군구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 41곳과 비수도권 188곳 등 229곳이 조사 대상이었다. 농어촌 비중이 높은 전남과 경북이 각각 16곳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 12곳 △경남 11곳 △전북 10곳 등이다. 수도권 중에는 경기 가평·연천군, 인천 강화·옹진군 등 4곳이 포함됐다. 정부는 선정된 지역에 지방소멸대응기금 10조 원을 10년간 나눠 투입하고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상에서 제외된 자치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강원 인제군이다. 인제군은 강원지역 군 단위 자치단체 11곳 중 유일하게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인제군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만1694명이다. 2019년(3만1672명)에 비해 22명 늘었다. 정부의 국방개혁으로 부대 재배치가 이뤄지면서 인접한 양구·화천에서 군인들이 전입해 일시적으로 인구가 증가했다는 것이 인제군의 설명이다. 실제로 인제군은 △2016년 3만2720명 △2017년 3만2582명 △2018년 3만2136명으로 해마다 인구가 줄었다. 인제군 관계자는 “군인들의 전입은 부대 재배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며 지속적인 인구 유입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도 2016년과 비교해 인구가 9.3% 줄었지만 인구감소지역에서는 빠졌다. 자치구(기초지자체)가 아닌 행정구는 창원시로 묶어서 평가한 것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행정구 단위로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지정 기준 개선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메가시티 구축 등 행정구역 재편 필요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인구감소지수’를 개발해 인구감소지역 지정에 활용했다. △연평균 인구증감률 △인구밀도 △청년 순이동률 △고령화 비율 △유소년 비율 등 8개 지표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산정했다. 이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원인을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보완책이 추가로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인구감소지역을 선정해 단순 지원하는 방식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지역 특성을 분석하고 메가시티 구축을 포함한 행정구역 재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10월 발표한 ‘지방소멸 위기지역의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도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인구감소지수 개발과 지역 선정에 있어서 최대한 공정성,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추가 지정 등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인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