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머니로그 청년들의 금융 분투기] 슈퍼리치 된 뒤 다니던 금융사 퇴사, ‘서울 강남 집부터 사라’ 거부하고 취준생 지원 청년컨설팅協 세워…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일해 좋아”
가상화폐 투자로 각각 30억∼40억 원을 번 뒤 올해 3월 금융사에서 퇴사한 29세 동갑내기 친구 길시영, 강기태, 한정수 씨(왼쪽부터). 이들은 청년층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겠다는 꿈을 이뤄가고 있다. 알파큐브파트너스 제공
29세 동갑내기 친구 강기태, 길시영, 한정수 씨는 올 3월 각자 몸담았던 대형 금융사에서 퇴사했다. 3년 전 입사 때만 해도 세 친구는 학자금대출을 갚거나 주식 투자 등으로 5000만 원 정도를 굴리던 평범한 사회 초년생이었다.
하지만 1억 원을 대출받아 투자한 가상화폐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단숨에 30억∼40억 원대 자산을 보유한 ‘슈퍼 리치’가 됐다. 부모님과 회사 선배들은 “서울 강남에 집부터 사라”, “회사는 그래도 다녀라”고 했지만 세 사람은 이를 거부했다.
이들은 회사를 나와 스타트업을 선별해 투자, 컨설팅을 해주는 ‘알파큐브파트너스’와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을 지원하는 ‘청년컨설팅협회(YCA)’를 설립했다. 세 사람은 “가상화폐 투자로 ‘언젠가 하자’고 말만 했던 세 사람의 목표를 빨리 이룰 수 있게 됐다. 퇴사 이후 인생의 속도가 빨라졌다”고 했다.
세 친구는 여전히 가상화폐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길 씨는 현재 30억 원 자산 중 90%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넣었다. 강 씨 역시 60% 이상을 알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에 투자했고 대체불가토큰(NFT)과 해외 주식에도 투자하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변동성이 커졌지만 세 사람은 장기적으로 코인 투자가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한 씨는 “3개월 안에 코인으로 돈을 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5년, 10년을 내다본다면 지금이라도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돈 문제가 해결되면 가장 좋은 점요? 눈치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투자가 중요합니다. 특정 종목에 빠지지 않고, 단타 매매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요.”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