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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교사 육아휴직 요청에 “피임 했어야지” 욕설한 어린이집 원장

입력 | 2021-12-01 13:41:00


임신한 어린이집 교사가 육아 휴직을 요청하자 “피임을 했어야지”라며 책망하고 욕설한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 사연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자신을 영등포구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보육교사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1일 “2020년 12월에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해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 2021년 9월 새 생명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0년 10월에 개원한 어린이집에서 개원과 동시에 같이 일을 시작해 오픈 멤버다. 근무한 지 1년이 넘어서 법적으로도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2021년 11월 19일부로 산전 육아휴직이 가능해 2021년 10월 18일 처음으로 2022년 3월부터 육아휴직을 사용하겠다고 원장님께 요청을 드렸다. 하지만 돌아온 건 왜 계획 없이 임신을 해서 피해를 주냐는 폭언과 함께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는 못 준다는 말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 이후 2021년 11월 1일, 2일 두 차례 더 육아휴직과 관련해서 요청을 드렸으나 절대 줄 수 없다며 그냥 3월부터 실업처리를 하고 실업급여를 주겠다는 말뿐이었다. 그 이후 12월에 예정되어있는 평가제를 준비하는 와중에 저에게 복수라도 하듯이 과도한 업무량을 주고 배에 아기가 있는데 제 앞에서 욕설과 듣기 거북한 언행을 계속하고 추가 근무수당도 없이 밤 9시가 넘도록 저녁도 안 먹이고 야근과 주말 근무를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왜 계획 없이 피임도 안하고 임신을 해서 피해를 주냐, 임신한 게 유세냐 이런 말도 안 되는 폭언을 직접적으로 하고 동료 교사 분들에게 제가 없는 자리에서 제 욕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시대에 보육을 담당하는 어린이집에서 육아휴직 거부도 말이 안 되는데 그런 폭언을 하는 어린이집이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저는 이 일이 완벽하게 처리될 때까지 구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을 예정이며, 법적으로도 처리가 될 수 있게 조처를 할 것”이라 강조했다.

YTN 보도에 따르면 청원인은 현재 병가를 낸 상태이며,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영등포구청의 조사에서 “직원에게 육아 휴직을 줘야 하는지 몰랐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