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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뷰’ 아파트 네 탓 공방…입주예정자 ‘집단행동’ 불사

입력 | 2021-12-02 10:34:00


김포 장릉 인근에서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지었다가 공사가 중단된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 사태가 별다른 진전 없이 관련 주체 간 네 탓 공방만 이어지고 있다.

사태가 터진 지 반 년이 다 되어 가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집단행동까지 나섰다.

2일 인천 서구에 따르면 김포 장릉 인근의 검단신도시 아파트는 지난 2014년 문화재보호법상 ‘현상변경 등 허가’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는 지난달 23일 입장문을 통해 “검단 아파트들이 ‘무허가 아파트’라는 표현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미 허가가 완료된 사안에 대해 2017년 ‘강화된 고시’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4년 8월 당시 사업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가 ‘현상변경 등 허가’를 완료했다”며 ”이를 적법하게 승계 받은 건설사가 아파트 건축을 진행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현모 문화재청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해당 건축물은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무허가 아파트’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김 청장은 ‘김포 장릉을 가리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를 철거해 달라’는 국민청원 동의자가 20만 명을 넘어 답변 기준을 총족하자 ”문화재보호법과 관련 고시에 따르면 해당 구역에서 20m 이상의 건물을 지으려면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해당 건축물은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유산의 올바른 보존과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의 장으로서 이같은 상황이 빚어지게 돼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문화재청은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 유지와 합리적인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문화재청은 ‘무허가 아파트’임을 강조하고, 지자체는 ‘허가를 받았다’고 맞서는 등 네 탓 공방만 이어지자 당장 내년 입주를 앞둔 입주예정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조속한 사태 해결 촉구에 나섰다.

입주예정자들은 최근 ‘김포 장릉 피해 입주 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연일 집회에 나서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달 28일 검단신도시 건설 현장에서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30일에는 서울 종로구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청사 앞에서 문화재청을 규탄하는 침묵시위도 벌였다.

비대위는 ”인천도시공사가 지난 2014년 현상변경 허가를 완료했고, 건설사들이 적법하게 이를 승계한 만큼 공사 중지 명령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건설사들이 제출한 개선안을 심의한 뒤 ‘보류’ 결정을 내렸던 문화재청은 건설사가 개선안을 다시 제출하면 재심사에 나설 계획이다.

김 청장은 최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재심사 일정에 대해 ”날짜를 정해둔 게 아니다. 건설사가 유의미한 안을 내놔야 위원회가 열리고 심의를 하는 것“이라며 ”결국 건설사가 제대로 된 개선안을 내놔야 이 문제가 조속한 해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