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 키이스트 제공© 뉴스1
서른 살 세 여자의 ‘찐우정’과 사람냄새 나는 현실 이야기가 그려진 가운데, 한선화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또’(예쁜 또라이) 한지연 역할로 사랑받았다. 술자리를 주도하는 발랄 에너지에, 아슬아슬한 대사도 사랑스럽게 그리는 한지연은 한선화의 ‘인생캐’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그룹 시크릿으로 시작해 배우로 활동하며 크고 작은 역할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작품을 해왔던 한선화. 그는 2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어떤 역할이든 애정을 쏟으며 연기해왔다면서 한지연을 통해 ‘인생캐’를 만났다는 평가가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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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관심과 사랑을 바들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기분좋게 끝내서 기쁘고 스태프분들 배우분들 저희 작품에 우정출연을 많이 해주신 분들이 계시지 않나.모든 분들이 행복해하실 것 같아서 기쁘다.
-‘인생캐’ 호평을 받고 있는데.
▶감사했다.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에서 크고 작은 인물들을 연기할 때 한지연과 똑같은 성의와 애정을 기울여서 해왔다. 내가 써보지 못한 내 재능 일부를 한지연이라는 인물을 만나서 소화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그 점을 알아봐주셔서 ‘인생캐’라고 해주신 것 같다. 여러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신 것처럼 나 역시 내 자신의 또 다른 발견이었다. 이전까지 되게 진지하고 강렬한 캐릭터성이 강한 인물만 연기를 해왔는데 이렇게까지 천진난만하고 매번 웃으면서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처음이었다. 감사하다.
한선화 / 키이스트 제공© 뉴스1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캐릭터이고 나도 처음이었다. 여러 작품을 봤다. 한지연이라는 인물이 내뱉는 말들이 조금은 다르고, 내용을 전달한다기보다 캐릭터성이 강했다. 개연성이 없는 대사들도 많이 하기 때문에 내가 맡은 것은 재미이구나 싶어서 대사로 애드리브도 많이 준비하고, 여러가지 경우의 수도 준비해서 연기했다.
-한지연의 대사의 수위가 아슬아슬해서 자칫 안좋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고민됐을 것 같다.
▶고민보다 우려가 됐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 작가님과 소통을 많이 했다. 저는 사실 제 코가 석 자였기 때문에 그 인물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집중했다.
한선화 / 키이스트 © 뉴스1
-영양사 시절 폭탄주를 만드는 장면이 화제였다.
▶실제로 그런 회식을 해본 적도 없고 술을 말아본 적도 없다. 조용하게 술을 마시는 편이다. 현장에서 배운 건데 노래에 대사도 덧붙이면서 더 재미있게 만들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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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을 하잖나. 지연이야말로 진국인 것 같다. 밝음 뒤에 숨어있는 아픔과 혼자 알고 있는 혼자만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저와도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너무 밝아도 짠하다고 해야 하나? 중간 중간 그런 지연이를 표현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단순한 인물만이 아닌 서사가 충분히 있는 인물로 보인 게 아닌가 싶다.
-한지연과 자신의 차이점과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렇게 술을 안 마시고 그렇게 긍정적으로는 대처하지 못한다. 나도 많은 분들이 밝은 모습으로 기억해주시는데 그게 감사하기는 한데 저도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그렇게만큼은 텐션이 높거나 그렇지는 않다.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고 근심걱정을 달고 살기도 한다. 그런 부분은 지연과는 다른 모습이 있지 않나.
한선화 키이스트 제공© 뉴스1
▶그 장면이 있어서 지연이가 좋았다. 마냥 웃고 노는 것만 있었다면 이 역할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도 그런 지연이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해 볼 만 하다는 확신이 들었달까. 사람이 단면적인 면만 있는것은 아니니까 지연이라는 인물이 더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밸런스가 잘 맞춰진 것 같다.
-사랑스럽게 연기해야 했는데 어떤 점을 신경써서 준비했나.
▶얄미워보이지 않는 것. 그냥 이런 성격의 소유자이니까 악의 없이 해야 되는 것. 생각없이 단순하게 내뱉는 말에 의미부여를 하지 말 것. 그런 것들을 생각했다. 가볍게 흘릴 대사는 가볍게 하고 메시지 전달을 할 것이 있으면 힘을 실어서 하고 그랬다. ‘업다운’을 정말 많이 했다.
-애드리브 중에서 가장 잘 했다 싶은 것이 있나.
▶잘한 게 많아서.(웃음) (한지연 캐릭터는) 고민을 많이 하는 것보다 그냥 하는 게 좋더라. 준비도 했고 현장에서 만들어진 것도 많았다. 제가 준비해서 간 것 중에서는 첫 번째 소개팅 신에서 ‘닭발 필승!’ 이라든지, 술을 마시면서 ‘아라라라라’ 소리를 내는 것도 대본에는 없었다. 집에서 해봤는데 ‘현타’가 오더라. 너무 현타가 와서 내 이미지가 너무 안 좋아질 것 같아 걱정도 했는데 리딩에서 해보니 다들 빵 터지더라.(웃음) 그래서 해야겠다 싶었다.
-정은지 이선빈과 ‘찐친’이 됐다고 느낀 순간은.
▶현장에서 ‘아’ 하고 ‘어’ 하고 케미가 너무 잘 맞을 때? 빠른 시간 내에 호흡이 잘 맞았다. 그게 잘 맞아떨어져서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고 너무 사랑스러운 친구들이다. 선빈이는 막내인데도 의젓한 면이 있고 현장에서도 잘 리드해줬다. 리더십있게 이끌어준 게 고맙다. 은지도 너무 듬직하고 든든하다. 밝은 분위기가 주된 드라마였잖나. 이 안에서 깊은 서사를 가지고 힘든 장면들은 은지가 많이 찍었더라. 그걸 보면서 고맙고 고생이 많았겠다 라는 생각을 한 번 더 했다. 선빈이가 소희여서 은지가 지구여서…갑자기 눈물이 난다. 고맙다.
-한지연에게서 닮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
▶너무 당당하잖나.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인데 자신있고 타당성있게 그 모습을 닮고 싶다. 그러기 쉽지 않다. 보니까 ‘인생은 지연이처럼’ ‘지연이처럼 살고 싶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런 지연이를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하다.
-캐릭터가 너무 잘 돼서 부담은 없나.
▶부담감과 걱정이 한때 왔었다가 지금은 갔다. 왜냐하면 생각해보니까 한지연이라는 인물을 연기한다고 해서 특별하게 한 게 없다. 나는 늘 똑같이 연기해왔다. 내가 했던 작품 연기들 똑같은 사랑으로 했고 똑같이 연구하면서 했다. 이 작품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것에는 나 말고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잠깐의 감사함과 부담이 머물렀지만 하던대로 하는 게 방법인 것 같다.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제가 달라지는 건 아니니까 앞으로 만날 인물도 똑같이 애정을 부여해서 연기할 거다.
-들뜨지 않으려는 것 같다.오랜 연예계 생활에서 얻은 생각일까.
▶‘술도녀’가 끝나자마자 찍은 영화는 지연이와 달리 너무 평범하고 낮은 텐션의 인물이다. 그래서 더 빨리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술도녀’가 큰 사랑을 받았지만 당장 내 앞에 놓인 일은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들뜨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또 연예계 생활을 해보니.(웃음) 사랑을 받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술도녀’가 어떤 에너지를 주었나.
▶한지연을 연기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건 좋은 동료들이랑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었던 것 밝고 잘 웃는 모습이 많다 보니까 현장에 가면 텐션을 따르게 되더라. 한지연을 연기해야 하니까 나도 덩달아 많이 웃어서 건강하고 예뻐진 것 같다.(웃음) 사람이 분위기가 중요하다. 지연이 덕분에 많이 웃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연기자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
▶근심걱정 없는 것?(웃음) 촬영을 할 때마다 근심걱정이 많으면서 동시에 행복하다.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똑같은 걱정을 한다.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하지’ 그 고민으로 시작한다. 촬영을 시작하고 나면 한 장면 한 장면 찍다 보면 해소가 된다. 또 다른 작품을 만나면 근심으로 시작해서 또 고민하다가 늘 반복이 된 것 같다. 그게 힘들면서도 그렇게 해야 할 수 있는 것 같다.
-본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들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술도녀’가 잘 되고 주변에서 ‘지금 난리났다, 축하한다’라고 연락을 받았는데 처음에 내가 ‘그런데 나 서운하고 속상하다?’라고 했다. 감사하고 행복한데, 나는 지금까지 만난 캐릭터들을 똑같은 마음으로 해왔고, 지나온 캐릭터들이 떠오르더라. 그건 나만의 아쉬움이고, 그래도 ‘술도녀’는 사랑받는데 또 다른 이유들이 있었던 것 같다. 한지연을 연기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한 연기를 찾아봐주셔서 감사하다. 많이 봐달라.
-시즌2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영혼을 탈탈 털어서 시즌1을 해놨기 때문에 아직까지 생각한 것은 없지만, 지연이가 행복하게 술 마시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웃음)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