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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만난 원로들도 분열…“이준석 찾아가라” vs “말도 안 되는 소리”

입력 | 2021-12-02 15:10:00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초유의 당대표 ‘잠행 시위’ 사태로 이어진 가운데 당 원로들도 윤 후보의 대응을 놓고도 첨예하게 편이 갈렸다.

윤 후보는 2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의 한 음식점에서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는 김무성 전 대표, 황우여 전 대표 등 약 20여명의 상임고문이 함께 했다.

윤 후보는 식사를 하기 전 인사말에서 “우리 당의 원로로서 존경받고 있는 상임고문을 뵙는다. 과거 학창시절에 TV에서 뵀던 분도 계시고 한 시대를 풍미하셨던 어르신들 뵈니까 참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당이 이제 여당으로서 다시 한 번 책임있는 국정수행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윤 후보의 화기애애한 인사와 달리 마이크를 잡고 첫 발언을 시작한 신경식 상임고문은 윤 후보를 향해 쓴소리를 뱉어냈다.

신 상임고문은 윤 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이 대표와 갈등하는데 대해 “이 두 분을 윤 후보가 끌어안고 같이 가지 못할 때는 마치 포용력 없는 그저 법대로 검찰에서 법을 휘두르던 그런 성격갖고 정치하려고 한다(는 비난이 나올 것)”이라며 “잃어버리는 표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박태준 당시 민자당 대표(민정당계)를 찾아가 읍소한 이야기를 하며 “결국 YS에 반감을 갖던 사람들이 서서히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신 상임고문은 그러면서 “불편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준석 대표가 머물고 있다는 곳을 찾아서 ‘다시 같이 하자’며 서울로 끌고 찾아오면 내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 상임고문의 발언에 곧바로 고성이 나왔다.

권해옥 상임고문은 “뭘 찾아가”라고 소리를 치며 “아니지. 거기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라고 반발했다.

신 상임고문은 “윤 후보는 마음에 안 들든 들든, 싫든 좋든 전부 제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말을 이었다.

상임고문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은 “비공개 토론으로 하겠다”며 장내를 정리했다. 김무성 전 대표 역시 “비공개로 해요”라며 서둘러 분위기를 수습했다.

약 두 시간 동안의 오찬을 마친 뒤 김무성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일부 상임고문은 이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 또 다른 상임고문은 데려와선 안 된다고 하던데’라는 질문에 “양론이 있었다”고 정리했다.

‘어느 쪽이 더 무게가 있었냐’고 묻자 그는 “팽팽했다”고 짧게 답했다. 김 전 대표의 입장을 묻자 “말하지 않겠다”며 “이번 상황은 후보의 몫”이라고 했다.

반면 신 상임고문은 “한 8~9명이 발언을 했는데 7명은 포용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자신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그는 ‘윤 후보의 의견은 어땠나’는 질문에 “후보는 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윤 후보가 상임고문과 만난 식당에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등장해 취재진의 집중을 받았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의 일정과 별개로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후보 역시 잠시 김 전 위원장을 찾아 1분여 동안 인사를 나눴다. 윤 후보는 식사를 마친 뒤 “(김 전 위원장이) 고등학교 동창 친구분과 식사하고 계신다더라”라며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윤 후보는) 악수만 하고 갔다”며 “우연히 본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윤 후보가 인사를 한 것 자체가 김 전 위원장을 모시고 싶다는 제스처가 아닐까’라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