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당 원로들도 둘로 나뉘었다.
윤 후보는 2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의 한 음식점에서 김무성 전 대표, 황우여 전 대표 등 약 20여 명의 상임고문단과 오찬 회동을 했다.
식사하기 전 윤 후보는 “우리 당의 원로로서 존경받고 있는 상임고문을 뵙는다. 학창 시절 TV에서 뵀던 분도 계시고 한 시대를 풍미하셨던 어르신들 뵈니까 감회가 남다르다”라며 “저희 당이 이제 여당으로서 다시한번 책임 있는 국정 수행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린다”라고 인사했다.
신 상임고문은 과거 민정계 대표로 있던 박태준 전 의원이 고향으로 내려가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새벽차로 내려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박 전 의원 집 마루에 앉아있던 일화를 이야기하며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참고 오늘 밤이라도 이 대표가 묵고 있다는 곳을 찾아가 ‘다시 같이하자’며 서울로 끌고 오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권해옥 상임고문은 생각이 달랐다. 권 상임고문은 “뭘 찾아가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라고 큰 소리로 반발했다.
상임고문들의 언성이 점점 높아지며 장내에 소란이 일자,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은 “비공개 토론으로 하겠다”며 서둘러 장내를 정리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신 상임고문은 “(오찬에서) 8~9명이 발언했는데 7명이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포용해야 선거에도, 우리 당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원로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나뉜 가운데 윤 후보는 공개석상에선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찬 회동이 열린 식당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지인과 식사를 하려고 들러 주목을 받았다. 윤 후보는 오찬 후 잠시 김 전 위원장의 자리로 가 약 1분간 짧은 만남을 가졌다.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는 “서로 악수만 했다”고 밝혔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