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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행 이틀전 ‘10일 격리’ 발표, 위약금만”…오미크론에 해외여행 줄취소

입력 | 2021-12-02 16:57: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이틀 연속 5000명대로 치솟고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국내 유입이 확인된 2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셀프체크인 기기에 코로나19 입국제한 조치 실시국가 여행주의보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여행 이틀 전 갑자기 정부가 해외 여행객 모두에게 10일 격리라는 청천벽력 같은 조치를 내렸어요.”

직장인 원모씨(30)는 “오미크론 확진자들은 경증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국경만 폐쇄되지 않으면 여행을 강행할 생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 여행의 설렘을 안고 있던 그에게 돌아온 건 최소 60만원의 위약금이었다.

그는 “겨우 위드코로나 첫발을 뗐으면서 변이 때문에 제한 조치를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대부분의 나라들은 남아프리카 중심으로 입국 제한을 하는데 왜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 공포감을 조성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에 맞춰 해외여행을 계획한 시민들이 일정 전면 수정에 나선 모양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00명 안팎을 기록하고, 새 변이 ‘오미크론’(Omicron) 확진자가 국내에도 발생하며 상황이 갑자기 심각해지자 정부가 오는 16일까지 2주간 해외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자에게 10일간 격리 조처를 내리면서다.

이혜리씨(28)도 태국과 베트남 여행을 계획했다가 급하게 취소했다. 그는 “친구와 함께 예매했는데 수포가 됐다”며 “아쉬운 대로 서울이나 부산에서 호캉스라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예린씨(26) 역시 “또 언제 갈 수 있을지 몰라 답답하고 절망적”이라며 “비싼 숙소도 여름부터 예약해 뒀는데 너무 아쉽다”고 하소연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여행을 취소한 누리꾼들의 넋두리가 이어지고 있다.

3일로 예정된 스페인 여행을 취소했다는 한 누리꾼은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향하는 기차 티켓은 환불이 안 된다’며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료로 양도해드리겠다’고 썼다.

10월 중순부터 일주일에 7일 일하며 돈을 모아 파리와 런던 여행을 계획했다는 한 누리꾼 역시 ‘너무 속상하고 아쉽다’는 글을 올렸다.

일부 취소가 되지 않는 숙소를 예약한 누리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항공사는 수수료 없이 취소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영국에 예약한 숙소는 취소가 안돼 너무 속상하고 짜증난다’는 글을 올렸다.

전문가들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변이 의심자들이 많고 접촉자 중에서도 변이 감염자가 나올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더 확산될 것“이라며 ”오미크론 변이가 퍼져나갈 가능성이 꽤 있다“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델타 변이보다 이론적으로 확산력이 더 강해 5배 이상 전파력이 높을 것이라 생각된다“며 ”전체 입국자를 격리하기로 했는데 앞으로는 기한을 정하지 않고 안정화될 때까지 격리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