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바이든 5월 공동성명에도 반영 軍 “美 요구… SCM서 논의는 안해”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53차 SCM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53차 SCM을 개최한 뒤 21개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2021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반영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군사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 견제에 힘을 실은 모양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시험을 역내 긴장 고조 행위로 규정하면서 이런 이유로 “중국을 ‘추격하는 위협’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번 SCM에서 대만해협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면서도 “미국 측 요구로 (관련 내용이)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스틴 장관을 접견하고 “우리 정부는 차기 정부에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을 물려주기 위해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한미 “북핵-미사일 증강 맞춰 작계 수정”, SLBM-극초음속 미사일 제거 담길듯
안보협의회의 공동 성명 서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 장관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연합지휘 구조의 변화 등에 맞춰 작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SPG는 작계 수정을 위한 한미 국방당국의 ‘가이드라인’이다.
군 관계자는 “2015년부터 운용 중인 ‘작계 5015’를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강화에 맞춰 대대적으로 고치는 작업이 내년부터 착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작계 5015를 보완할지, 새 작계를 수립할지는 추후 한미 간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군 안팎에선 평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에 대한 감시정찰을 강화하는 한편 ‘최우선 타격 표적’을 대폭 늘리고, 유사시 가용한 전력을 총동원해 최단시간에 제거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핵공격 임박 시 미국의 핵우산 등 한국에 대한 확장 억제가 지체 없이 가동되도록 양국 간 협조체계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국방장관, 태권도 장병들과 ‘파이팅’ 서욱 국방부 장관(두 번째 줄 왼쪽에서 세 번째)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두 번째 줄 왼쪽에서 네 번째)이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3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세리머니 행사인 태권도 공연을 관람한 뒤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 군은 현 정부 임기 내 ‘목표연도’를 도출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연합훈련에서 FOC 실시를 요청했지만 미 측은 준비 기간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선(先)조건 충족 원칙을 고수하며 한국의 성급한 전환 기류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는 서울 용산기지 내 한미연합사 본부의 경기 평택 이전도 내년까지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용산기지 반환의 핵심으로 꼽혀 온 연합사 본부 이전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온 전체 용산기지 반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