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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尹측, 의제 조율해야 만날 수 있다고…굉장한 당혹감”

입력 | 2021-12-03 12:54:00

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로 예상됐던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만남과 관련해 “윤 후보 측에서 저희 관계자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의제를 사전 조율해야지만 만날 수 있다’고 했다”며 “굉장한 당혹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시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만남을 하려면 검열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와 후보가 만나는데 ‘왜 사전에 (의제를) 제출해서 검열을 받아야 되는가’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이 있다”며 “‘(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윤핵관)의 검열을 거치자’라는 의도라고 한다면 저는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보는 우리 당의 최고 지휘관이고, 우리 당에서 누구도 후보를 검열하고 주변에서 휘두를 수 없다”며 “그게 아니라면 당연히 허심탄회하게 후보를 만나서 100% 상의할 의사가 있다고 저는 어제 밝혔는데, 오늘 아침에 이루어진 조율이라는 것은 실망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윤 후보와 만나기 위해 필요한 선결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를 언급했다. 그는 “지금 있는 윤핵관을 걷어내도 또 누군가가 호가호위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근본적으로 원인부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게 된다고 한다면 윤핵관이 일순간에 사라질 수 있을 것이고, 안 된다면 사람 하나 저격해도 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주를 떠나는 이 대표는 향후 향선지와 관련해 “저는 울산에 갈 것”이라며 “원래 계획된 일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울산을 가야 할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방문 목적과 관련해선 “지금 당내 다른 상황에 관한 언론 취재 때문에 언론에게 미리 공개 못하는 부분에 대해 양해를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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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현재로선 이 대표와 회동 계획 없다”

앞서 같은 날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현재로선 (이 대표와의 회동)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대표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함께 전했다.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오늘 일정을 정리하고 제주도를 가려고 했는데, (이 대표가) 장소를 또 옮긴다고 그러고 안 만나겠다고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는 이 대표에 대해 “이 대표를 만날 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하고, 공부도 되고, 많은 정보를 얻기 때문에 많이 배운다”라며 “나이가 적어도 당대표를 맡을 자격이 있고, 우리 정당사에 가장 최연소,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젊은 당대표와 함께 대장정에 간다는 게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작금의 상황에 대해 저도 좀 당황스럽고 제 스스로가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그런 걸 오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대표에 대해 오해한 사실이 없다. 늘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