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후보 선출 이후 한 달여가 지나도록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야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데다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와의 갈등을 이유로 선대위 활동을 거부하면서 6일 열릴 선대위 발족식도 반쪽 행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 후보는 16일 뒤인 지난달 21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의 ‘3각 체제’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생각할 시간을 더 달라”며 당내 인선 절차를 보류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윤 후보의 3각 체제 구상은 한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완성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월 10일 후보 확정 후 23일 만에 선대위 출범식을 개최한 것과 대비되는 상황.
윤 후보 측은 주말 동안 김 전 위원장을 최대한 설득할 방침이지만,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선대위를 쇄신하겠다는 뜻을 보여야 합류할 수 있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윤 후보는 비(非)정치인 전문가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힌 뒤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와 김경율 회계사를 접촉했지만 본인들의 거부로 영입에 실패했다.
여기에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선대위를 둘러싼 우려는 더 확산되는 양상이다. 강민국 원내대변인 등 국민의힘 초선 의원 20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러다가는 정권교체가 물 건너갈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벌써부터 터져나온다”며 “국민은 미숙함은 참아주셔도 오만함은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선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벌써 항간에는 국민의힘을 향해 ‘정권 다 잡은 줄 안다’는 비아냥이 돌기도 한다”며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에만 기대어 우리 스스로 나태해지지는 않았는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