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를 중단하고 잠행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울산 남구 국민의힘 울산시당으로 향하고 있다. 2021.12.3/뉴스1 © News1
‘당대표 패싱 논란’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저녁 울산광역시 울주군 소재 한 음식점에서 만난다.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을 떠나 지역 방문 일정을 진행한 지 사흘만이다.
이 대표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 후보에게 몇몇 ‘요구사항’을 제시함에 따라 이에 대해 윤 후보가 이날 회동에서 어느 수준의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사태 조기 수습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이 대표는 우선 특정 언론의 보도에 자주 등장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합류 논의 등의 과정에서 사태를 악화시키는 강경한 언급을 해온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배제 등 인사 조치를 복귀의 선결 조건으로 꼽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2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여기까지’라면서 쓴 이모티콘(^_^p)에 대해 “‘p’는 ‘백기’를 든 것이다. 더이상 ‘윤핵관’들과 당대표가 익명으로 다투면서까지 제 의견을 개진할 의사가 없다는 백기로 쓴 것이다. ‘윤핵관’ 파리떼, 당신들이 이겼다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정치 신인인 윤 후보가 ‘사무총장을 교체하자, 부총장을 갈자’ 하면서 자꾸 여의도식 ‘관행’을 이야기해 의아했다”며 “후보 주변의 이른바 ‘하이에나’‘파리떼’ 때문 아닌가”라고 측근 정치와 거리를 둘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윤핵관’을 자처하며 후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언사를 하는 사람들의 입을 닫게 하든지 잘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는 이들(‘윤핵관’)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이상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보고 그런 대선 과정에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표명한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이런 ‘홍보비’를 언급한 ‘윤핵관’에 대해 “이 대표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을 들으신 거 같은데 저는 그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이 대표는 “(‘윤핵관’이란 분들이) 당을 한달간 쑥대밭을 만드는 걸 보면서 후보가 내용을 파악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현재 드러나고 있는 선거캠페인 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구상해왔던 선거전략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어서, 이 상태라면 자신이 할 일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후보 의중에 따라 이뤄진 선대위 인선과 그들이 주도하는 캠페인 전략을 보면 내가 구상한 대선전략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봤다”며 “난 젊은 층과 호남 유권자 등 외연확장을 통한 ‘바람선거’를 구상했는데 윤 후보 캠페인을 보면 ‘충청대망론+조직선거’ 전략 아니냐”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윤 후보와의 적극적인 소통도 요청하고 있다. 이 대표는 “후보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100% 후보 뜻에 동의해줄 수 있다”고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인 현재의 선대위에 대한 일부 재편 방향이나 김종인 전 위원장 합류 문제에 대해 다시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