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게이츠도 기본소득 말해” 2박3일 전북 ‘매타버스’ 순회 시작… “전북, 호남서도 배려 못받고 차별”
李, 전주 가맥집서 2030세대들과 건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운데)가 3일 전북 전주의 한 가맥집(슈퍼마켓 형식의 맥줏집)에서 2030세대 청년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부터 2박 3일간의 전북 순회 일정을 시작했다. 전주=사진공동취재단
“‘삼성에서 기본소득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나’라고 제가 사실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야기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3일 서울 서초구 삼성경제연구소(SERI)를 방문해 본인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미국의 글로벌 디지털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우리가 잘 아는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도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하자고 했다”며 “성공한 CEO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근본적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특히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며 “(일자리 감소로) 수요가 사라진다면 결국 기업의 생존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 부회장과의 구체적인 대화 시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당 선대위 대변인인 홍정민 의원은 SERI 차문중 소장 등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이 후보는) 지속적으로 대기업이나 경제연구소에서도 기본소득을 연구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했다. 이 후보의 민간 싱크탱크 방문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뒤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날부터 2박 3일간의 전북 순회도 시작했다. 이 후보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출발 인사에서 “실제 (호남지역) 정책들이 (전북보단)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전북은 호남이라고 배려받는 것도 없고, 호남이라고 차별받고, 또 지방이라고 차별받아 일종의 ‘3중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첫 행선지로 전북 익산시 한국식품클러스터진흥원을 방문해 청년 사업가 등과 대화를 나눈 뒤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해 시민들과 만났다. 그는 한옥마을에서 한 즉석연설에서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상태에선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게 지배자가 아닌 일꾼이자 대리인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국민 반대가 크면 기본소득과 국토보유세 등 주요 공약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
이 후보는 이날 전북 출신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만찬을 하며 ‘원팀 화합’을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만찬 전 기자들과 만나 “민생과 평화,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모아 이 후보와 민주당이 꼭 승리하도록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선대위 출범식 때 (정 전 총리가) ‘더 이상 외롭게 하지 않겠다’고 해서 눈물이 났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전주=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