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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 인사 시즌이 도래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일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이 금융권을 강타할지 주목된다. 당장 금융권에서도 KB금융지주가 이재근 영업그룹 부행장을 신임 KB국민은행장에 내정하면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국민은행장 인사를 기점으로 KB금융 계열사를 비롯해 내년 초에 이어질 다른 금융지주와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요 은행 부행장의 70%가 이달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어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일 계열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부행장을 추천했다. 이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5대 은행 사상 최연소 행장이다. 허인 현 KB국민은행장이 1961년생인 점을 감안하면 세대교체다. 5대 은행장 중 종전 최연소는 1964년생인 박성호 하나은행장이었다.
KB금융의 이번 인사는 임기가 종료되는 여타 계열사 CEO 인사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 이번에 신임 행장 내정자를 발표한 국민은행을 포함해 KB증권·국민카드·자산운용·캐피탈·생명보험·저축은행·인베스트먼트 등 8개 계열사 9명의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된다. KB금융은 이달 중순쯤 대추위를 열고 CEO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 회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연임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는 하나금융 함영주 부회장,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함 부회장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함 부회장은 그간 포스트 김정태로 꾸준히 물망에 올랐었다.
그동안 함 부회장에 대해선 채용 비리 관련 재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관련 소송 등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해소되는 분위기다. 채용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무죄를, DLF의 경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과의 법적 분쟁 끝에 중징계 취소 판결을 받았다. 금융권 안팎에선 함 부회장의 재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늦어도 내년 1월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 후 후임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에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도 종료된다. 지난 2020년 3월24일 우리은행장에 공식 취임한 권 행장은 이듬해 3월25일 1년 연임했다. 한 차례 연임했지만 2년의 임기만 소화한 까닭에 내년 3월에도 연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게다가 권 행장은 대규모 원금 손실 파문을 일으킨 DLF 사태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재정비하고 실적 개선도 끌어내면서 연임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에 따른 주주 구성 변경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NH금융지주의 경우 연말연초에 예정된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인사는 없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2023년 3월까지,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내년 12월까지가 임기다. 특히 조 회장이 최근 채용 비리 혐의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법적 리스크를 말끔히 털어내 신한금융은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제거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손병환 회장 임기는 내년 12월까지, 권준학 농협은행장 임기는 2023년 말까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41명 부행장 가운데 29명의 임기가 이달 마무리된다. 비율로만 70%다. 통상 은행 임원은 2년 재임한 후 1년 재연장이 이뤄지는데 이번에 임기가 마무리되는 부행장 중 다수가 이미 임기를 한차례 연장했다.
대부분의 은행은 이달 중 부행장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데 우리은행 인사는 다소 미뤄질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이 오는 16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서 인사가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