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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미크론’ 감염·의심자, 접종률 22.7% 불과…사각지대 뚫렸다

입력 | 2021-12-05 07:00:00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진자 및 의심환자 현황 © News1


 인천 미추홀구의 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오미크론 확진 사례는 물론 그 의심사례와 접촉자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0시까지 오미크론 확진자는 9명으로 대부분 특정 교회와 연관되지만, 실제 접촉은 대부분 교회 밖에서 이뤄져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이들의 낮은 백신 접종률이 감염전파율을 높인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오미크론 감염자와 의심자는 총 22명으로, 이들의 접종완료율은 22.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 기준으로 80%를 넘은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오미크론 예방에 효과가 크다고 아직 단정짓기 어렵지만, 미접종으로 감염에 취약했을 가능성은 높다고 봤다.

◇오미크론 감염 6→9명, 의심 9→13명…인천 교회 ‘초비상’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4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3명 늘어 9명, 의심(역학적 관련) 사례는 9명 증가한 13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역학적 관련 사례란 변이 감염자와 감염경로 등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신규 오미크론 감염자 3명은 앞서 오미크론 감염자로 판명된 30대 우즈베키스탄 국적 남성(4번)의 부인과 장모, 30대 지인(5~7번)이다. 앞서 4번 환자는 목사 부부(1~2번)의 귀국 후 이동을 도운 뒤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이로써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Δ나이지리아 방문 40대 인천 거주 목사 부부(1~2번) Δ목사 부부의 10대 아들(3번) Δ30대 우즈벡 남성(4번) Δ4번의 가족 및 지인(5~7번) Δ다른 항공으로 나이지리아서 입국한 50대 여성 2명(8~9번) 등 총 9명이다.

4번 환자는 지난달 24일 목사 부부를 만나고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5일 간 직장에 출퇴근하고 7번 환자(지인)를 만났으며 거주지 인근 치과와 마트·식당 등을 다녔다.

특히 4번 환자의 부인과 장모, 지인(5~7번)은 확진 판정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인천 미추홀구의 교회가 마련한 411명 규모의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이 교회는 최초 감염자인 목사 부부가 속한 교회이기도 하다. 또 신규 의심 사례 9명 가운데 7명이 교회 교인들이고 나머지 2명은 교인의 가족·지인이다. 신규 의심 사례자들은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고 즉각 격리돼 있다.

사실상 n차 전파가 이뤄진 상황이다. 길게는 ‘목사 부부(1~2번)→4번 환자→5~7번 환자→교회 교인들(현재 의심)→교인의 가족·지인(현재 의심)’ 순으로 5~6차 감염 사례가 성립될 가능성이 나온다. 따라서 의심자 명단에 오른 13명도 오미크론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방역당국이 오미크론 감염여부 검사를 진행 중인 사람은 이 교회 관련 예배 참석자 780명을 포함해 1088명에 이른다.


◇확진자·의심자 22명 중 5명만 접종 완료…사각지대 노린다

오미크론은 확산 속도가 델타변이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국내 오미크론 확산세는 이러한 요소와 함께 낮은 접종률도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바이러스 예방력이 적은 사각지대서 오미크론이 활개를 친 꼴이 된다.

오미크론 확진자 9명 가운데 40대 목사 부부(2명)를 제외하곤 모두 미접종자로 확인됐다. 감염자와 의심 사례자까지 합친 총 22명으로 확대하면 접종완료자는 5명(22.7%)에 불과하다. 전국민의 80.4%, 18세 이상 인구 기준 91.7%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차이가 난다.

인천시는 이들 상당 수가 외국인이라 접종률이 낮았을 것으로 본다. 예컨대 4번 환자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이며 그의 부인과 장모, 다른 지인은 러시아 출신이다. 인천시는 지난 8월부터 외국인 근로자와 미등록 외국인에게 백신 접종을 해왔다며 접종률을 높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치명률이나 중증화율이 특정되지 않았지만, 기존 코로나19 백신이 중증화 가능성을 낮추고 환자의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시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현재 오미크론 전파력이면 충분히 지역사회로 퍼져나갈 것”이라면서도 “너무 공포스러워하지 말고 접촉자들에 대해 진단검사를 신속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체류 외국인 확진자가 많다. 이들의 감염을 통제하지 못하면, 지역사회에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고용주를 강하게 설득해 찾아가 백신을 맞히는 방문 접종 등을 적극 시행해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미크론이 국내 유입됐을 때 어떻게 대응할까 준비해야 한다. 기존 백신이 변이에 예방 효과는 떨어지더라도 현재 중증예방 효과 유지는 확인돼왔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예방접종 전략은 돌파 감염을 감수하더라도 중증환자 발생을 억제할 목표로 이뤄져야 한다”며 “추가 접종에도 속도를 내는 것도 오미크론이 유입됐을 때 국내 의료체계가 마비되는 걸 막는 또 하나의 대책”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