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계 AR-VR 마케팅 확대

국내 패션업계가 메타버스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코오롱FnC의 여성복 브랜드 럭키슈에뜨는 배우 한소희를 모델로 VR 런웨이를 선보였다. 코오롱FnC 제공
패션그룹 형지의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지난달 12일 XR 기술을 적용한 ‘메타버스 패션쇼’를 진행했다. VR와 AR를 아우르는 기술인 XR는 가상과 현실이 혼합된 세계인 메타버스의 구성 요소 중 하나다. 패션쇼의 생동감을 높이기 위해 가상인물이 아닌 실제 모델들이 옷을 착용한 채 그래픽 작업을 거친 런웨이를 걸었다.
특히 이번 패션쇼는 라이브커머스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패션쇼 직후 네이버쇼핑 라이브채널에서 진행된 방송에는 약 2만1000명의 시청자가 접속했다. 시청자들은 가상 그래픽 공간에 선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는 가운데 실시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메타버스 패션쇼로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며 매출 목표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사몰에 VR 매장을 도입한 뒤 고객 유입 효과를 보기도 한다. 코오롱FnC는 지난해 10월 코오롱몰 내 영캐주얼 브랜드 ‘럭키마르쉐’의 오프라인 매장을 VR로 재현한 ‘럭키 고 스마일 마켓’을 열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VR 매장을 연 이후 유입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코오롱FnC는 올봄 여성복 브랜드인 럭키슈에뜨에도 배우 한소희를 모델로 선정하고 VR 런웨이를 선보이는 등 관련 기술 활용을 늘리고 있다.

MCM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MCM 하우스’를 열고 10월 한 달 동안 XR 체험존을 운영했다. MCM 제공
메타버스 매장뿐 아니라 가상 인플루언서를 활용하기도 한다. LF는 올 9월 가상 모델 ‘로지’를 질바이질스튜어트의 모델로 선정한 뒤 화보를 통해 ‘레니백’을 선보였다. 로지는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만든 국내 최초의 가상 인플루언서다. 화보가 공개된 뒤 레니백 라인은 출시 초반보다 3배 빠르게 재고가 소진돼 두 차례 재생산에 들어갔다. 질바이질스튜어트 김수정 팀장은 “로지 특유의 발랄함과 브랜드 이미지가 시너지를 내며 MZ세대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