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고발사주 수사 부진에 사찰문건 의혹으로 눈 돌린 것” 공수처 “정식 서면 조사는 아니다”… 손준성, 오늘 조사일정 연기 요청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법관 사찰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해당 문건에 등장하는 판사들에게 우편 등을 보내 서면조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지난달 문건에 등장하는 판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 의사를 물은 뒤 우편 등으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해당 문건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 “해당 문건의 존재와 내용을 알고 난 뒤 이것이 재판에 영향을 미쳤느냐” 등을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지난해 2월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 판사 37명의 출신 고교 대학, 주요 판결, ‘법관 블랙리스트’ 포함 여부 등이 담긴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판사들을 조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게 아닌 만큼 정식 서면조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또 ‘고발 사주’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손 검사에게 판사 사찰 문건과 관련해 6일 출석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손 검사 측은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조사 일정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문건 작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 검사는 법관 사찰 문건을 작성하도록 했다는 혐의로 올 10월 22일 입건됐다.
일각에선 공수처가 손 검사를 법관 사찰 문건 작성 의혹으로 조사한 뒤 고발 사주 의혹 사건과 함께 불구속 기소하려는 수순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