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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북미 지역 출장길에 나서고 있다. 2021.11.14/뉴스1 © News1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난 뒤 출장길에 오르거나, 연말 법원 휴정기에 출장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열리는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 관련 재판은 평소 매주 목요일에 열려왔으나, 이번 주에는 재판부 사정으로 월요일에 열리게 됐다. 이에 따라 다음 공판 기일인 16일까지는 열흘의 기간이 남아 있다.
법원 휴정기에는 이 부회장의 사례처럼 불구속 피고인의 형사재판은 대부분 열리지 않는다. 재판부가 특별히 공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이 부회장은 이달 23일 재판에 출석한 뒤 내달 13일까지 20일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뒤 첫 출장지로 미국을 다녀온 이 부회장의 두 번째 해외 출장지로는 중국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기지가 있는 국가로, 삼성전자는 2012년 산시성 시안(西安)에 첫 해외 메모리 생산기지를 건립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을 찾아 코로나19에 따른 영향 및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미·중간 반도체 패권 전쟁의 틈바구니에 있는 삼성으로서는 중국 역시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자 사업 파트너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미국 출장 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한 것도 반도체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중 간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을 직시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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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2.6/뉴스1 © News1
내달 5~8일(미국 현지시간)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규모 IT가전 박람회인 CES에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부회장이 지난달 미국 출장을 다녀온 만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스마트폰, TV, 디스플레이 등의 생산기자가 있는 베트남, 건설 및 에너지 사업 파트너 국가가 있는 중동도 이 부회장이 출장을 고려할 수 있는 지역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연말이면 해외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곤 했다”면서 “재판의 텀이 길어지는 기간 때마다 틈틈이 해외 출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