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8개월만에 한국 관객 위해 공연… 런던 무대서 50여분간 10곡 선보여 수시로 “감사합니다” 한국어 인사… 중계 자막 오류, 인터뷰 통역도 없어
5일 ‘쿠팡플레이 콘서트: 콜드플레이’에 출연한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아래)은 “올 4월 방탄소년단과 협업하기 위해 4년 만에 방한했는데, 한국은 여전히 신선하고 친절한 매력으로 반겨줬다”고 말했다. 쿠팡플레이 화면 캡처
5일 새벽(한국 시간) 방영된 ‘쿠팡플레이 콘서트: 콜드플레이’는 영국의 세계적 록 밴드 콜드플레이가 4년 8개월 만에 국내 관객을 위해 연 공연이었다. 쿠팡이 직접 기획하고 주최해 쿠팡플레이 가입자만 볼 수 있게 중계한 독점 이벤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콜드플레이는 이날 영국 런던의 800석 규모 공연장 이즐링턴 어셈블리 홀 무대에 섰다. 2017년 첫 내한 때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이틀간 10만 명을 동원한 이들은 이번에 비교적 아담한 극장에서 인디밴드로 돌아간 듯 음악 자체에 집중해 공연했다. 객석은 열광하는 현지 팬들이 메웠지만 밴드는 중계 카메라와 한국 시청자를 시종 의식하며 공연했다. 첫 곡 ‘Higher Power’가 끝나자 보컬 크리스 마틴은 “안녕하세요, Everybody!”라고 인사했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쿠팡!” 하는 한국어 인사를 수시로 건넸다.
공연 길이는 생각보다 짧았다. 50여 분간 신작(9집 ‘Music of the Spheres’·10월 발매) 수록곡과 종전 히트 곡을 각 5곡씩 들려줬다. ‘Fix You’ ‘Viva La Vida’ 등의 뜨거운 연주는 흠잡을 데 없었다. 이채로운 음악적 하이라이트는 후반부에 나왔다. 마틴이 혼자 통기타를 치며 노래한 ‘Yellow’는 원곡의 다이내믹한 록을 담백한 모던 포크의 감성으로 치환했다. 11분 20초에 달한 피날레 곡 ‘Coloratura’는 변칙 박자와 몽환적인 기타 솔로를 뽐내며 19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의 향취마저 풍겼다.
콘서트 기획이 처음인 탓인지 쿠팡플레이의 진행은 다소 매끄럽지 못했다. 공연 시작 전, 사회자가 영어로 공연을 소개할 때는 ‘파라핀. 백 씨 라이스 말라 미달. 씨의. 하야파월. X 시간, 그 방’ 등 알 수 없는 말들이 화면에 깔렸다. 자동 번역 자막 오류로 보였다.
멤버들과 10여 분간 진행한 영어 인터뷰에서 한국 시청자 대상 공연이었음에도 한국어 자막이나 실시간 통역이 전혀 제공되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현지 시스템 오작동으로 자막을 제대로 노출하지 못했다.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더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전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