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봉’ 가명… 2016년부터 기부 검은 봉투에 5만원권 현금 또 보내… 부안군 “어려운 이웃에 귀중히 쓸것”
해마다 전북 부안군에 거액을 기부해 온 독지가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세밑 한파를 녹였다.
6일 부안군에 따르면 3일 한 남성이 테이프로 단단히 동여맨 검은 봉투가 든 종이 가방(사진)을 들고 군청을 찾아왔다. 이 남성은 “(나는) ‘김달봉’ 씨의 대리인”이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말한 뒤 가방을 두고 홀연히 떠났다. 점퍼를 입은 40대로 보이는 이 남성은 군청 직원이 다른 질문을 할 시간도 주지 않고 자리를 떴다. 검은 봉투 안에는 5만 원권을 500만 원 단위로 고무줄로 묶은 현금 1억20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김달봉’이란 가명을 쓰는 독지가는 2016년부터 해마다 대리인을 통해 부안군청을 직접 찾아오거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을 하는 방법으로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올 1월 ‘김달봉’이라는 이름으로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정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현금 1억2000만 원이 기부됐는데, 지역사회에서는 동일 인물로 추정하고 있다.
‘김달봉’이란 독지가는 1억 원 이상을 기부하면서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69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부안군 관계자는 “해마다 잊지 않고 보내주신 커다란 이웃 사랑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며 “성금은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해 귀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