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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방학특강은 백신 맞아야”… 학부모 방역패스 항의집회 예고

입력 | 2021-12-07 03:00:00

[오미크론 변이 확산]청소년 방역패스 앞두고 혼란



“겨울특강 수강생은 백신 접종 바랍니다” 학원에 걸린 안내문 6일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 출입구에 겨울방학 특강 수강생을 대상으로 방역패스 시행 계획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줄이기 위해 6일부터 방역패스 적용 시설에 식당 카페 학원 등을 포함시켰다. 특히 대상 연령을 12∼18세 소아·청소년까지 확대하고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2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022년 2월 1일부터 본 학원도 방역패스가 적용됩니다. 겨울방학 윈터스쿨 수강생은 1월 16일까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 마포구 강북종로학원은 6일 이런 안내문을 붙였다. 이 학원 관계자는 “백신을 3주 간격으로 접종하고 2차 접종 후 2주 경과 기간이 있어야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일정을 고려하면 12월 말까지 1차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걸 학부모들에게 안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방역패스 앞두고 학부모·학원 모두 혼란

소아·청소년(12∼18세) 방역패스는 내년 2월 1일부터 적용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늦어도 이달 27일 전까지는 1차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이다. 3일 방역패스 확대 방침이 발표되고 사흘 만인 6일부터 학원들은 본격적인 안내에 나섰다.

하지만 학원마다 안내 내용이 달라 학부모들도 혼란스럽다. 서울 동대문구의 A학원은 ‘개강날인 내년 1월 3일까지 1차 접종을 완료해야만 수강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반면 서울 강남구 B학원은 “1차 접종을 완료하지 않아도 1월 수강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일부 학원과 학부모 사이에는 학원 방역패스가 결국 계획대로 실시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중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원 측에서 ‘정부 방침이 발표되긴 했지만 아직 확정된 게 없어 특강 등록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며 “일단 버틸 수 있는 데까지 접종을 연기할까 싶다”고 전했다.

백신을 맞히고 싶어도 이달 기말고사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2월 방역패스 적용이 무리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그러나 김부겸 국무총리는 6일 K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기말고사를 치른 후 접종이 가능하도록 백신 양이나 의료기관의 준비는 충분히 돼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이전보다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이 커지는 추이를 봤을 때 접종의 편익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학습권보다는 (청소년을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공익적 필요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학원 방역패스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나온다. 서울 강남구의 한 학부모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곳도 아니고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이 모두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곳인데, 결국 아이들을 볼모로 잡아서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것 아니냐”며 “학원 등이 (방역패스 대상에서 제외된) 백화점 놀이동산보다 위험한 곳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60여 개 단체는 9일 교육부와 질병관리청 앞에서 청소년 방역패스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국학원총연합회도 이번 주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 “학생 확진자 증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정부는 청소년과 어린이 확진자 증가 추세를 근거로 접종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가 집계한 11월 둘째 주(8∼14일) 주간 일평균 확진자 상황에 따르면 유치원은 22명에서 지난주(11월 29일∼12월 5일) 43명으로 급증했다. 초중학교는 같은 기간 각각 139.9명에서 279.6명, 100.9명에서 180.3명으로 크게 늘었다. 접종률이 비교적 높은 고교는 60명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정종철 교육부 차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최대한 접종을 설득하는 게 아이들의 학습권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정 차관은 “현재 상황을 5차 대유행이라고 진단하는 전문가가 많고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변수도 있다”며 “초기에는 성인들의 접종이 빨라지면 아이들의 감염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돌파감염 사례가 나오고 아이들은 가족을 통한 감염이나 감염경로 미상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가 “백신 접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취지다.

교육부는 소아·청소년의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이날부터 8일까지 학교 단위 백신 접종 수요조사를 시작했다. 초6∼고2를 대상으로 △학교 방문 접종 △보건소 방문 접종 △접종센터 접종 △위탁의료기관 지정 접종 등의 방식을 선택하게 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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