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 환자 60∼70% 무증상… 기름진 식습관 탓 2030대 급증 “수술적 예방 치료 필요 없으나 크거나 용종 있으면 절제술 고려” 평소 규칙적인 식사-운동해야
식습관의 서구화와 복부 초음파 검사 등 건강검진의 영향으로 담낭담석 환자들이 늘고 있다. 김범수 경희의료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는 “담낭절제술 이후 묽은 변, 설사, 소화불량 등이 일시적으로 있을 수 있지만 1개월 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불편감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 제공
담낭을 제거하는 담낭절제술은 한국인이 많이 받는 수술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19년 주요 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담낭절제술은 백내장 수술, 제왕절개 수술, 일반 척추 수술, 치핵 수술에 이어 한국인이 많이 받은 수술 5위에 올랐다. 담낭에 담석이 생기는 등 담낭 관련 질환을 진단받으면 담낭을 꼭 절제해야 할까.
답즙 돌처럼 굳어 발생하는 ‘담석증’
담낭담석의 약 70%는 무증상이지만 담낭암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있어 예방 차원에서 담낭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피부를 통해 관을 삽입해 담석만 제거할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과 위험이 있어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특히 담석의 특성상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담낭절제술이다.
김범수 경희의료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는 “담석 환자의 60∼70%는 무증상으로 대부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통해 진단된다”며 “수술은 필요 없고 음식 조절과 가벼운 운동 등 규칙적인 일상생활만으로도 큰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증상이 있거나 무증상 담석이라도 거대담석(2.5cm 이상 담석), 도제담낭(담낭 벽의 석회화), 용종 동반, 췌담관 합류 지점에 위치한 경우에는 악성이 될 가능성이 높아 수술이 필요하다.
40대 여성, 비만자 등에게 많이 발견
담낭담석으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복통, 황달, 발열 등 다양하다. 평소 자주 체하고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거나 과식했을 때 간헐적인 명치 통증, 소화불량이 느껴지면 담석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내시경과 함께 복부 초음파를 시행해야 한다. 증상이 반복되면 담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급성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패혈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1시간 이상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고 오른쪽 위 복부 통증이 반복되면 복부 초음파를 통해 담석 유무를 확인한다. 복부 초음파로 담낭 질환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장 좋은 방법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법(MRI 촬영)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지속적인 통증으로 담석이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담낭담석으로 진단받았을 때 수술을 고려하는 상황은 △평소 관련 증상이 있는 경우 △담석 크기가 클 경우 △담낭벽이 두꺼워진 경우 △담낭에 용종이 동반된 경우 등이다.
수술은 개복 담낭절제술과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있다. 복강경 수술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담낭담석 환자들의 표준 치료가 된다. 근래에는 2mm 미세 복강경, 단일공 복강경 등 흉터와 통증을 줄이고 개수와 투관침의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복강경 수술이 진화하고 있다.
담석은 담낭 외 담관에도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소화기내과와의 유기적인 협진이 필수다. 신속한 소화기내과의 내시경 담도 담석 해결 후 담낭절제술을 시행해 환자의 조기 퇴원을 유도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수술이 꼭 필요한데도 무작정 참거나 방치할 경우 응급 상황을 초래할 수 있고 무엇보다 담관을 막아 담낭염을 발생시키고 반복되는 염증으로 치명적인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술 후 과식 금물… 지방 많은 음식도 피해야
담낭절제술 이후 묽은 변, 설사, 소화불량 등이 일시적으로 있을 수 있으나 1개월 이후 대부분의 불편감은 사라진다. 수술 후 과식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담낭담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이 필수다. 가능하면 매 끼 밥과 3, 4가지 반찬을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식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대표적인 콜레스테롤 음식은 달걀 노른자, 새우, 오징어, 조개, 순대, 돼지고기 기름, 닭 껍질 등이다.
증상이 없는 담석 보유자라면 평소보다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무리한 다이어트도 담석 유발 원인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고단백 저지방 식이로 담석을 예방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