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면역체계 거부반응 일으켜… 장기 손상 막기위해 평생 복용해야 심장이식 환자 관상동맥질환 주의… 부작용 줄이려 보조 억제제와 병용 약물 농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필수
심장이식은 수술로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식 후 평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게티이미지
장기이식은 현재까지 장기부전 환자에게 있어 최선의 치료법이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면역억제제의 발전 등으로 이식 후 장기 이식자의 3년 생존율은 89.03%에 이르렀으며, 이는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장기 생존율의 증가로 장기 이식 환자 수 또한 증가하고 있다. 실제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9년 기준, 국내 전체 장기이식 건수는 4299건으로 그중 간이식이 1579건, 신장이식이 2293건을 차지하고 있다.
면역억제제로 평생 관리해야
그런데 장기이식은 수술만으로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식한 뒤 평생 동안 관리하는 게 수술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식받은 환자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장기를 외부 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거부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부 반응이 나타나면 이식된 장기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면역억제제는 의도적으로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면역체계가 이식받은 장기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평생 복용한다.
이런 이유로 인체의 면역력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면역억제제 치료는 흔히 ‘양날의 칼’로 비유된다. 과해도 안 되고 부족해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적정량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면역억제제 농도가 너무 높으면 면역력이 파괴되어 감염, 혈소판 감소증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농도가 너무 낮으면 이식 거부반응의 위험이 높아진다.
일정한 약물 농도가 관건
다만 면역억제제는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물인 만큼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칼시뉴린억제제(CNI) 같은 주 면역억제제는 장기 사용할 경우 신경계 장애, 감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심장이식 환자의 경우에는 거부 반응 외에 이식한 심장의 관상동맥질환 발생을 주의해야 한다. 이식 심장의 관상동맥 질환은 심장 이식 후 1년 이후 사망의 20∼30%정도를 차지하는 주요 질환이다. 당뇨병, 흡연,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위험성이 더 높다. 기증자가 고혈압이 있었던 경우도 위험성이 증가한다. 이 외에 급성거부반응의 정도나 빈도, 면역억제제의 종류 등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는 “특히 심장이식 환자의 경우 신장기능 악화, 관상동맥질환 발생 등의 부작용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조 면역억제제인 에베로리무스와 병용치료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병용약물은 전문의와 상의해야
이처럼 장기 이식환자는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 만큼 주기적인 약물 농도 모니터링을 통해 본인의 상태에 맞게 약물 용량을 수시로 조절해야 한다. 또 장기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과 체내 면역기능의 저하로 인해 일반적인 감염증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면역억제제 복용 환자 중 백신 접종을 희망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식 초기 6개월 동안은 백신 접종이 권장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면역억제제 복용 환자는 면역억제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제를 같이 사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어떤 약도 주치의와 상의 없이 마음대로 용량을 조절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임의로 약물 복용을 변경하는 것도 금물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