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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서 날아온 총알에 머리 맞은 캐디…“국가 배상 책임”

입력 | 2021-12-07 11:16:00


군부대 사격장에서 쏜 총알에 맞아 머리를 다친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에 대해 국가가 손해 배상 책임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전일호 부장판사)는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 23일 오후 4시 30분경 전남 담양군 한 골프장에서 캐디로 근무하다가 1.4㎞ 떨어진 군부대 사격장에서 날아온 총알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A 씨의 정수리 부근에는 5.56㎜ 크기의 실탄이 박혀 있었고, 다음 날 A 씨는 실탄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는 같은 해 7월 말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이후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았다.

당시 A 씨가 맞은 실탄은 총에서 발사 후 장애물에 닿아 튀면서 당초 탄도를 이탈한 도비탄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군의 과실로 수술 이후 두피 모근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었고,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2억 7900만 원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군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해 A 씨에게 휴업 손해 등이 발생했기 때문에 국가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사격장에 늦게 도착한 일부 장병이 ‘사격 전 위험성 예지 교육’을 받지 않은 채 사고를 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1항에 따라 A 씨에게 위자료 등 371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따른 노동 능력 상실률이 24.4%에 이른다”는 A 씨의 후유 장애 주장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