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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걸어도 허리 찌릿… 혹시 척추관협착증?

입력 | 2021-12-08 03:00:00

연세광혜병원
척추신경-척수 통로 좁아져… 중장년층 이상에 흔히 발병
뼈 절개 없는 추간공확장술… 고령층 치료부담 크게 줄여



척추관협착증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 흔한 병이다.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발병한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조금만 걸어도 여러 번 쪼그려 앉아 쉬어야 할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한 경우가 있다. 증상완화를 위해 지압과 마사지를 받아 봐도 나아질 기미가 안보일 때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보다 뒤쪽으로 무게 중심이 실렸을 때 통증이 발생한다면 척추관협착증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협착증은 50, 60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 흔한 병이다.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추간공’과 척수가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통증과 마비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우리 몸이 노화되면 추간판도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때 신경이 눌려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보통은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찌릿하고 저린 통증이 느껴진다.

많은 환자가 허리가 뻐근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협착증 초기에는 다리가 아파도 걷는 데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협착 정도가 심하면 허리를 펴고 걸을 수 없게 되며, 대소변 장애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척추관협착증 치료의 시작은 개개인의 척추 상태를 고려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초기에는 유산소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근력을 강화하면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을 시행한다. 통증 때문에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는다면 항우울제를 처방하거나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물리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반면 운동치료나 신경치료 등을 받아도 통증이 3∼6개월 지속되거나 아파서 서 있기 힘들 정도라면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과거에는 척추관을 넓혀주기 위해 뼈를 잘라내고 나사못을 박는 수술을 시행했다. 그러나 이러한 절개수술은 관절 손상으로 척추의 안정성에 문제가 생기는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 당뇨나 심장병 등 여러 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들의 경우 전신마취의 부담감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에는 추간공확장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막힌 하수도를 뚫듯이 특수 카테터를 이용해 염증유발물질을 박리한 뒤 확장된 추간공에서 척추관 밖으로 염증유발물질을 배출하는 시술이다. 그 결과 신경 감압과 염증 제거에 따른 통증 완화 외에도 혈액순환과 자율신경 기능 저하로 발생했던 하지의 부종이나 차고 시림 등의 증상도 호전되고 있다.

이원창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국소수면마취로 시술 시간이 짧고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른 것이 장점”이라며 “고혈압·당뇨·심혈관 질환 등 내과적 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도 충분히 시술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