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 93%가 정부의 방역패스 시행에 반대하며, 학부모 10명 중 9명은 자녀에게 백신 접종을 시키지 않겠다고 응답한 설문결과가 나왔다.
학부모 교육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내년 2월 1일부터 만 12~18세에 적용되는 청소년 방역패스와 관련해 전국 초·중·고 학부모 1만8349명을 대상으로 지난 5~6일 이틀간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자녀에게 백신 접종을 시킬 것입니까?’라고 묻자 학부모 60%는 ‘백신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접종을 시키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30%는 ‘안전성과 상관없이 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즉각 시키겠다’는 답변은 5.9%에 불과 했다.(나머지는 잘 모름과 무응답)
학부모들은 청소년 방역패스를 반대하는 이유로 백신의 안전성 미흡(73%), 정부대책 미흡(15%)과 일관성 없는 정책(6%) 순으로 꼽았다.
‘소아·청소년 방역패스가 언제 시행되는 게 바람직하냐’는 질문에는 ‘안전성과 상관없이 취소해야 한다’가 49%,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가 44%인 반면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4.7%에 그쳤다.
‘정부의 방역패스가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93%가 방역패스는 백신 강제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 선택권을 보장 받고 있다는 응답은 5.4%다.
또한 학부모들은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이 실제 방역에 효과가 없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6.2%에 그친 반면, ‘효과 없을 것이다’ 63%, ‘방역에 도움 되겠지만 큰 효과 없을 것이다’ 28%로 집계됐다.
한편, 학부모들의 이 같은 불신·반발과 관련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에 따른 이상반응이나 부작용은 크지 않다면서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훨씬 크다고 밝혔다.
엄 교수는 “영국 등 유럽에서는 청소년들이 전체 확진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 되면서 실제 위중증 사례나 사망사례가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유사한 상황이 됐을 때는 백신으로 인한 보호효과가 이상반응에 의한 그런 위험보다도 훨씬 높은 이득을 보일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