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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 원인 ‘구안와사’, 한방통합치료로 잡는다

입력 | 2021-12-08 03:00:00

스트레스로 면역력 떨어지면,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유발
추나요법-침-한약 등으로 손상 신경-근육 기능 회복
발병 즉시 치료해야 효과 ↑



게티이미지코리아


하인혁 부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 팀원들과 커피를 마시는 김 부장(51). 최근 친환경 정책으로 카페에서 일회용 빨대를 찾기 어렵다. 빨대 대신 받는 한쪽 끝이 삐죽 튀어나와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이 신기하다. 젊은 팀원들은 익숙한 듯 흘리지 않고 잘 마신다. 아직 김 부장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일이다. 조심히 마셔보려 하지만 결국 커피가 새고 만다. 익숙하지 않은 컵 뚜껑 때문이라 여겨보지만 팀원들의 시선은 다르다. 김 부장의 입이 조금 비뚤어지면서 벌어진 공간으로 자꾸 커피가 새고 있던 것. 요즘은 사무실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기에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팀원 중 한 명이 조심스레 ‘구안와사’의 초기 증상인 것 같다고 말한다. 거울을 보니 정말 살짝 입이 돌아가 있다. 김 부장은 구안와사 환자가 한방병원을 많이 찾는다는 기억을 더듬어 황급히 가까운 곳으로 예약한다.》

만성피로를 달고 사는 50대 중년 직장인이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이 되면 안면신경마비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남성 안면신경마비 환자 수는 총 1만8467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다. 김 부장도 이 가운데 한 명인 것이다.

김 부장이 달려가 받은 비수술 한방치료는 어떨까. 먼저 안면신경마비가 중추성 안면마비인지 말초성 안면마비인지 파악하고 이에 걸맞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중추성 안면마비는 뇌졸중과 뇌종양 등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안면마비 치료와 함께 뇌질환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반면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대부분은 김 부장처럼 면역력 저하 등으로 발생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다. 이 경우 한의학의 폭넓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한방통합치료가 큰 강점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난해 안면신경마비 환자 통계를 살펴보면 한방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9만9342명으로 양방 진료 환자보다 약 1만 명이 많다.

한방에서는 안면부 추나요법(SJS 무저항요법)과 침치료,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되는 한방통합치료로 안면신경마비를 치료한다. 먼저 자생한방병원이 독자 개발한 ‘SJS 무저항요법’은 한의사가 손을 이용해 비뚤어진 안면을 약한 힘으로 밀고 당기는 신경근육재훈련 수기요법으로, 얼굴 신경과 근육을 올바르게 맞춰주는 데 효과적이다.

이어 빠른 회복을 위해 손상된 신경과 근육에 자극을 주는 침치료가 시행된다. 아울러 한약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주요 혈자리에 직접 놓으면 항염 작용과 면역력 향상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경과 근육 기능의 회복을 돕는 한약을 체질에 맞게 복용해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

특히 한약의 과학적인 효과는 최근 연구논문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안면신경마비 치료 한약인 ‘와사해표탕’을 분석한 결과 신경보호 및 재생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치료와 함께 안면 근육 기능 회복을 위해 얼굴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입 오므리기와 풍선 불기, 껌 씹기 등을 틈틈이 해주면 좋다.

무엇보다 안면신경마비는 발병 즉시 치료를 시작해야 치료 효과가 높고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골든타임을 지킨 김 부장의 대처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 따라서 갑자기 눈과 입 주변 근육 마비로 부정확한 발음과 음식물을 흘리는 문제가 생기면 예민하게 반응하고 거울을 살펴봐야 한다.

안면신경마비의 또 다른 이름이 ‘현대인의 병’이라고 한다. 과도한 업무와 인사고과 등 늘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중년 직장인이라면 안면신경마비를 위한 건강관리에 나서도록 하자. 처음부터 안면신경마비에 걸리지 않는 게 최선이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는 법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할 때다.

하인혁 부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