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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도 안쓴다” 아베노마스크 8100만장…日정부, 비상용 비축 결정

입력 | 2021-12-07 16:05:00


일본 정부가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약 8130만장이 남은 이른바 ‘아베노마스크’(아베의 마스크)를 아무도 가져가지 않자 결국 재해 대책용으로 비축하기로 했다.

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토 시게유키 후생노동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노마스크의 용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지금 검토를 하기 시작한 참”이라며 “재해 대책용으로 비축하고 원하는 개인이 있을 때 이용하는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인 지난해 일본 정부가 추진한 천 마스크 전국 배포 사업을 말한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코와 입만 겨우 가려지는 우스꽝스러운 천 마스크를 쓰고 정부 대책회의에 등장해 전국 모든 가구에 2장씩 천 마스크를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마스크는 바이러스 차단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곰팡이와 벌레 등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불량품이 속출하면서 ‘아베노마스크’라는 오명을 썼다.

일본 정부는 각 가정과 복지시설 등에 배포하기 위해 아베노마스크 약 2억6000만장을 조달했지만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8130만여장이 처치 곤란한 대량 재고로 전락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기도 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남은 아베노마스크를 복지시설 등에 일률 배포하려 했지만, 현장에서 “필요없다”는 소리가 잇따르자 희망하는 시설에만 배부하고 잉여분은 비축하기로 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이후 출하된 아베노마스크는 142만장에 그쳤다.

일본 회계검사원(감사원 격)이 발표한 2020년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아베노마스크의 보관비로는 약 6억엔(약 62억원)이 쓰였다. 올해 보관비도 최소 3억엔(약 31억원) 이상이 쓰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토 후생상은 아베노마스크를 재해 대책용으로 비축하겠다면서 내년 이후 보관비로 얼마를 쓸지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