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수린’의 한우모둠. 석창인 씨 제공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오마카세’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지 꽤 지났음에도 요식업계에서는 여전히 핫한 화두입니다. 스시나 튀김(덴푸라) 코스 요리 같은 데서 출발한 말이겠지만, 한우와 돼지 심지어 꼬치 같은 닭요리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은 무한 확장 중입니다.
말뜻은 요리사에게 오늘의 음식 차림에 대해 전적으로 맡긴다는 것이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사용해 오던 ‘주방장 특선’과 같은 뜻입니다. 일본과 관련된 일이라면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오마카세라는 말을 주저함 없이 사용하는 걸 보면, 이젠 국적을 뛰어넘어 일상 용어가 된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주 다금바리(자바리)도 부위별로 조금씩 내주는 식당이 있으니, 이는 다금바리 오마카세가 될 겁니다. 우스갯소리로 식당에서 손님들이 흔히 “이모∼”라고 부르는 여주인이 이것저것 차려주는 형태를 ‘이모카세’라고 부른다지요?
문제는 가격입니다. 좋은 위치에 고급 인테리어가 필요충분조건이니 당연히 자릿값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겠지요. 고기도 출산 경험이 없는 암소(미경산 한우)에서부터 거세수소, 일반 암소, 육우 등의 가격은 천양지차입니다. 가격만 봐도 어떤 소를 썼는지 짐작이 갈 정도니까요. ‘카드 할부면 비싼 한우도 잡아먹는다’는 말로 자기 최면을 겁니다.
전국에 여러 한우 오마카세 식당들이 있지만 제가 자주 다니는 곳은 ‘수린’입니다. 애초 서울 도산공원 인근에서 출발하였지만, 이제는 한남동과 대전 그리고 수원 광교에까지 분점이 생겼습니다. 제 일터와 집에서 가까운 곳에 생겨서 좋기도 하지만 높아만 가는 엥겔 계수가 걱정입니다. 굳이 한우 코스요리를 먹지 않더라도 단품 메뉴도 제법 괜찮습니다. 점심에는 채끝스테이크덮밥이나 한우투플러스구이 반상, 한우곰탕국수가 인기라고 하네요.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s21187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