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려다 문 잠겨… 수돗물로 버텨
“연락 안된다” 지인 신고로 경찰 출동

아파트에서 혼자 살던 70대 노인이 문이 잠긴 욕실에 갇힌 지 15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7일 전북 익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경 익산시 동산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A 씨(77)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A 씨 지인의 신고가 접수됐다.
A 씨와 며칠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A 씨의 집을 찾았고 문이 열리지 않자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화장실 문을 뜯고 들어간 경찰관과 소방대원은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로 비스듬히 벽에 기대어 있는 A 씨를 발견했다. 움직임은 없었지만 미세하게 눈을 뜨고 있었다. 외상은 없었고 맥박과 호흡 등은 정상이었다.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이날 오후에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15일 전 화장실에 목욕을 하러 들어갔다가 고장난 문이 열리지 않아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발견 당시 화장실 문의 손잡이는 없는 상태였다. A 씨는 갇혀 있던 동안 세면대의 물을 마시면서 버텼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아 신고도 못 했다. A 씨는 가족과 떨어져 이 아파트에서 오랫동안 홀로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 당시 방 안이 후끈했다. 늦지 않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