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자택격리’로 원칙 바뀌어, 재택환자 9702명→1만6824명으로 “입원 필요 환자도 재택 떠밀려… 일반 중소병원 수용방안 검토해야” 수도권 4일이상 병상대기 310명, 확진자 늘며 위중증도 연일 최다 “중환자실 문턱 밟기 힘들것” 우려도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코로나19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인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을 방문해 재택치료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 1주 만에 7000명 늘어난 재택치료 환자
지난달 26일 정부는 고령 확진자라도 당뇨, 호흡곤란 등 입원 요인이 없으면 재택치료를 ‘선택’이 아닌 ‘기본 원칙’으로 정했다. 그 후 재택치료 환자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7일 당국에 따르면 전국 재택치료 대상자는 지난달 30일 9702명이었던 것이 7일 1만6824명으로 증가했다. 일주일 사이에 7000명이 늘어난 것이다.이런 증가세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4954명 가운데 2368명(47.8%)이 재택치료 배정을 받았다. 새로 나오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가량이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집에서 격리하는 셈이다.
그동안 재택치료 과정에서 우려할 문제로 꼽혀 온 ‘가족 내 감염’은 많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서울 강남구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11월 한 달 동안 재택치료자 298명을 모니터링한 결과 재택치료 도중 가족이 추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사례는 3명이었다. 전체의 1% 수준이다. 이곳에서 모니터링하던 환자 중 인후통, 기침, 발열 등이 3일 동안 나아지지 않아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20명(6.7%)이었다.
○ 치료 못 해 사망자 늘어날 수도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조만간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환자 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적절한 중환자 치료를 못 하며 집계에서 빠질 것이란 얘기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 위중증 환자가 하루에 70명씩 늘어나는 건 그만큼 치료가 가능하다는 뜻”이라며 “지금 상태로는 조만간 환자가 중환자실 문턱을 밟지 못해 위중증 기록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에서 4일 이상 병상 대기자만 310명에 달했다. 전체 1일 이상 대기자(919명) 중 70세 이상 고령이 494명,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자가 425명이다. 자칫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일 0시 기준 사망자도 64명에 달했다. 일선 병원 중환자실은 이미 자체 발생 환자를 소화하기도 벅차다. 서울대병원은 이달 들어 병원 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과 환자를 치료하느라 타 병원에서 오는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