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공지문. 트위터 캡처
“대단히 죄송합니다. 다른 손님들의 편안한 이용을 위해 OO대학교 정규직 교수님들은 출입을 삼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혹시 입장하신다면 절대 스스로, 큰 소리로 신분을 밝히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부산의 한 술집에서 ‘노교수존’(No Professor Zone)이 등장했다. 매장 운영 중 ‘진상 손님’ 3명이 모두 교수들이었다며 교수의 출입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또 대학원생들이 주요 고객인 이 술집에서 머무는 시간에라도 편히 쉬다 갔으면 좋겠다는 가게 사장의 바람이다.
지난달 부산대 인근 술집의 입구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지문이 붙었고 이를 발견한 누리꾼은 지난 2일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해당 글은 순식간에 1만 6000여 건 리트윗이 넘으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다만 A 씨는 앞서 ‘노키즈존’, ‘노스쿨존’, ‘노중년존’, ‘노펫존’ 등 ‘노OO존’이 혐오의 한 방식이라는 생각에 잠시 ‘노교수존’ 공고문을 두고 오랜 시간 고민을 했다고 한다. 다만 그는 “’내가 낸데(내가 나인데)!’라고 소리치는 무례함에 대한 혐오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술집의 주된 고객이 대학원생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한다. A 씨는 “평소 대학원생 손님들이 과도한 업무와 교수의 갑질로 스트레스 받는 것을 자주 봤다”며 “쉬기 위해 들른 술집에서 담당 교수를 마주칠 수 있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 대학원생들은 술집의 ‘노교수존’ 공지가 ‘재밌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정 교수의 문제를 교수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