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전북 진안군 메타세콰이어길을 찾은 한 나들이객이 반려견과 함께 붉게 물든 메타세콰이어나무를 따라 거닐며 늦가을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2021.11.16/뉴스1 © News1
올해 가을은 평년보다 따뜻했으나, 10월 중순 이후 기습적인 한파가 찾아오며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였다. 특히 10월 기온변동폭은 역대 10월 중 가장 컸다.
기상청은 8일 ‘2021년 가을철 기후분석 결과’에서 10월1일부터 31일까지 일평균기온의 최곳값(22.6도)과 최젓값(6.4도)을 비교해본 결과 기온 변동 폭이 16.2도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단위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큰 수치다.
9월1일부터 10월15일까지 평균기온은 20.9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아열대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에 장기간 머물면서 따뜻한 남풍류가 유입돼 고온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의 원인은 베링해 부근에 블로킹 고기압이 형성돼 한반도 상공의 공기 흐름이 동서로는 정체되고, 위아래로만 흐르면서 북쪽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계속 내려왔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베링해 고도 5.5㎞ 상층에서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면 우리나라 쪽으로 저기압이 내려오게 된다. 저기압이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남북으로 움직이는 기류가 생기면 북쪽의 한기가 내려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기온변동폭이 컸다는 것이다.
블로킹 형성의 명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지구 온난화 추세에서 블로킹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가을철(9~11월) 평균기온은 14.9도로 평년보다 0.8도 높아 역대 5위 수준을 보였다.
11월에는 찬 대륙고기압이 두 차례(11월10일·22~23일) 일시적으로 확장하면서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첫눈이 관측됐다.
올 가을철 태풍은 총 9개가 발생해 이 중 1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제14호 태풍 ‘찬투’는 북상하던 중 북쪽 고압부에 막혀 중국 상하이 부근 해상에서 장기간 정체함에 따라 제주도에 매우 많은 비를 뿌렸다.
9월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간 제주 진달래밭의 누적 강수량은 1276.5㎜를 기록했고, 서귀포(692.4㎜)는 역대 9월 합계강수량 1위를 경신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지난 가을철은 10월 중반까지 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이후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등 기후 변동성이 뚜렷이 나타난 계절이었다”며 “이번 겨울철 한파·대설 등 위험기상이 예상될 때, 집중관측을 강화하고 특보 및 기상정보가 신속히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