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출간돼 20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21세기북스)을 시작으로 10년 간 사서에 해당하는 논어와 중용, 대학 등 고전 명저들을 쉽게 풀어 소개해 온 신정근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교수(56·유학대학 학장)가 최근 ‘맹자의 꿈’(21세기북스)을 출간했다. 이번 책으로 ‘내 인생의 사서’ 시리즈를 완간한 신 교수를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유학대학장실에서 만났다.
‘맹자’는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제왕학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다. 기원전 403년부터 200여 년간 각지의 제후들이 패권을 차지하고자 전쟁한 전국시대를 살았던 맹자(기원전 372~기원전 289)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이상을 실현해줄 지도자를 찾아다녔다. 지도자들과 나눈 대화와 맹자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 바로 ‘맹자’다. 신 교수는 책에서 7편의 ‘맹자’ 각 편에서 11개씩 총 77개의 표제어를 뽑아 맹자 사상을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지도자가 펼쳐야 할 정책에 대해 조언과 상담을 아끼지 않았던 맹자였지만, 그 성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맹자는 이에 ‘잘 자라는 생물도 하루 햇볕 쪼이고 열흘 추우면 잘 자라지 못한다’(一暴十寒·일포십한)고 결론짓는다. 지도자를 식물에 비유해 자신이 하루 조언을 하더라도 그 이후에 신하들이 가당치 않는 말이라고 한다면 그 조언은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 이에 맹자는 주변 상황이나 남의 의견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관을 세우고 그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先立其大·선립기대)고 말한다.

고전을 쉽게 전달하는 그의 여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이번 시리즈를 마치며 동양철학자로서 책임을 다한 것 같아 홀가분하다”면서도 “사서가 끝났으니 오경(五經)은 어떻게 해야 할지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