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특별방역대책에서 8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2월부터 12~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방역패스를 적용한다고 밝혀 학부모와 청소년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한 도서관에 방역패스 시행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2021.12.8/뉴스1 © News1
주부 김모씨(36)는 요즘 코로나19 백신접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소년 방역패스 예외범위 조정으로 중학교 2학년인 자녀가 등 떠밀려 백신을 맞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동안 김씨는 청소년의 백신접종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백신 자체가 안전성과 부작용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생각에서다. 줄을 잇는 돌파감염 사례도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그는 “얼마 전 아이가 백신을 맞지 않으면 이제 학원도 못 다닌다고 말했다”면서 “정부 방침을 보면 사실상 청소년에게 백신접종을 강제하는 모양새”라고 반발했다. 이어 “부모 입장에서 효과는 물론 부작용이 입증되지 않은 백신을 자녀에게 맞으라고 권유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 외 63개 단체가 9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질병관리청과 세종종합청사 교육부 앞에서 소아·청소년 백신 반대를 위한 항의집회를 연다. 충북에서도 해당 집회에 참여하려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인터넷 갈무리).2021.12.8/© 뉴스1
일부 학부모는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다. 일례로 청주지역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소아·청소년 백신접종 반대집회’라는 제목을 단 글이 올라왔다.
먼저 글 작성자는 9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질병관리청과 세종종합청사 교육부에서 열리는 소아·청소년 백신반대 항의 집회를 안내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단단히 쓰고 함께 하실까요”라고 물은 뒤 “내 아이는 내가 지켜야지요”라고 동참을 촉구했다.
한 회원은 “이런 움직임은 필요한 일”이라며 “개인적으로 마스크 쓰고 야외집회에 참여하고 돌아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른 회원은 “정말 촛불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이미 유럽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조용하다”고 댓글을 적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움직임도 활발하다. 도내에서는 백신패스 반대를 골자로 한 청원에 동의를 독려하는 학부모도 상당수다.
소위 좌표가 찍힌 국민청원은 현재 32만명 이상이 동의한 ‘백신패스(일명 방역패스) 다시 한번 결사 반대합니다’이다.
청소년 방역패스 예외범위 조정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 확산은 비단 충북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심각한 상태다.
정부 대책을 강제 접종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부모를 비롯한 참여자 1만8349명 중 93%가 정부 방역패스 정책에 대해 ‘방역패스는 접종 강제’라고 응답했다.
정부는 기존(18세 이하) 방역패스 예외 범위를 12~18세로 넓혔다. 8주간 유예기간을 둔 뒤 내년 2월 1일부터 시행한다.
방역패스가 확대되면 백신 미접종 청소년은 적용 시설 출입 시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청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