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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 10년 최대 실수는 하노이 회담서 ‘플랜B’ 준비 안한 것”

입력 | 2021-12-09 08:08:00


김정은이 집권 10년 동안 가장 잘못한 결정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플랜 B’를 준비하지 않은 것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이 평가한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NK NEWS)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K뉴스는 김정은 집권 10년을 평가하는 북한 전문가 82명의 설문조사 결과에서 30.5%가 그같이 답했다고 밝혔다.

2019년 2월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제재해제와 비핵화를 주고 받는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김정은은 영변 핵단지의 폐쇄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거의 전부를 해제하는 교환을 제의했다가 트럼프에게 거절당했다.

이와 관련 북한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김정은을 냉대하게 만든 것이 최악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예루살렘 헤브류대학교 벤야민 실버스타인은 “북한이 수정제안을 준비하지 않은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며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연방대학교 북한역사학자인 벤저민 영은 “트럼프가 분명 합의를 원했지만 김정은의 동지들이 중간선의 합의에 필요한 피드백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들이 김정은의 두번째 잘못된 결정(12.2%)으로 꼽은 것은 올해초 열린 제8차 당대회에서 개혁을 중단하고 국가의 경제통제 강화로 회귀한 점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식 시장중심 개혁을 포기함으로써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성장 목표의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미 랜드연구소 안보전문가 브루스 베넷은 “김정은은 북한 고위층들이 과도하게 외부와 접촉할 수 있도록 허용해 자본주의를 맛볼 수 있게 했으나 이를 뒤집었다. 이로 인해 북한 고위층들이 크게 동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대학교 뤼디거 프랑크 교수는 “북한이 경제적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사회주의시스템 때문이며 그걸 개혁하는 것이 김정은이 해야 할 일의 거의 전부”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세번째 실수로 전문가들이 꼽은 항목(11%)은 코로나 방역을 내세워 과도하게 교역을 차단한 일이다.

스위스의 대북 원조를 위해 북한에서 4년 동안 일했던 토마스 피슬러는 “평양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유지시키는 것이 김정은 초기 통치의 기반이 됐지만 (국경 통제로) 수입물품이 부족해지면서 김정은의 통치력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교역 차단이 “북한에 1990년대 고난의 행군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번째 실수(9.8%)로 지적된 것은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에 전력 투구한 점이다.

김정은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미국, 유엔 유럽연합(EU)는 물론 세계 각국으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됐다.

극동연방대학교 아르티옴 루킨 교수는 “김정은은 ICBM과 열핵폭탄 실험을 할 때 미국이 북한의 능력에 겁을 먹고 평화를 추구할 것으로 오판했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최대 압박’에 나섰고 당시 취한 제재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빈 대학교의 피터 워드 교수도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예상하지 못했으며 “제재가 지속되면서 김정은 정권의 대외관계가 극도로 제약되고 장기적 생존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대학교 표도르 터티츠키 교수는 “실험이 성공한 뒤에 톤다운을 하기는 커녕 오히려 태평양상 열핵폭탄 시험을 운운하며 초강경 입장을 보였다”면서 “제재가 강화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