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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찾은 이재명 “난 문재인 아니다… 지금 서울 집값 올라 생난리”

입력 | 2021-12-11 03:00:00

대구경북서 3박 4일 ‘매타버스’



부인 김혜경씨도 동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운데)가 10일 경북 경주 표암재를 방문해 조상들에게 대선 출마를 고하는 알묘(참배) 의식을 치르기 위해 붉은 관복을 입고 걸어가고 있다. 표암재는 경주 이씨 시조인 표암공 알평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 뒤로 부인 김혜경 씨가 따르고 있다. 경주=뉴시스


“이재명은 문재인도 아니고 윤석열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박 4일 동안 진행되는 대구경북(TK)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시작한 10일 이렇게 강조했다. 민주당의 열세 지역으로 꼽히는 영남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강조해 표심 확보에 나선 것. 경북 안동이 고향이자 경주 이씨인 이 후보는 일정의 출발지를 경주 이씨 시조 표암공 알평을 기리는 표암재로 택해 고향 민심에도 호소했다.

○ 李, “나라가 마스크 하나 사줬나”

이 후보는 이날 경주 황리단길에서 “복잡한 시대에 무능과 무지는 죄악”이라며 윤 후보를 겨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소위 난제가 많은 위기의 시대인데 이런 시대에 국가의 책임자, 대통령은 무능하면 안 된다. 유능해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운명을 책임지고 5200만 명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 ‘나 모른다, 물어가 보면서 하겠다’ (하고) 그런데 물어보는 것도 이상한데 가서 물어보면 나라가 꼴이 되겠냐”고 했다. 윤 후보와 역술인 ‘천공스승’의 관계를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며 ‘이재명의 민주당’ 전략도 이어갔다. 그는 “지금 서울 집값 올라서 생난리가 났다. 공급을 늘렸어야 하는데 수요를 억제하다 보니 동티가 난 것이다. 가격이 높아지는데 가격을 누르니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라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직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정책에 대해서도 “전 세계에서 방역 잘한다고 칭찬받는데 방역 그거 누가 했나. 여러분들이 했다”며 “나라가 뭐 마스크 하나 사줬나, 소독약을 하나 줬나, 무슨 체온계를 하나 줬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다른 나라 같으면 마스크 안 사주고 ‘마스크 쓰라’ 하면 폭동이 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거지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다. 정부는 기업들이 경제 활동을 잘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친기업 면모도 부각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성장 엔진은 기업”이라며 “기본적인 인프라를 잘 구축해주고 규제 합리화를 통해 기업들이 세계와 경쟁해 새로운 산업으로 신속하게 진출함으로써 기존 산업이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도 했다.

탈원전 정책에도 재차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현 정부에서 건설이 중단된 경북 울진군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 4호기를 언급하며 “한번 정했다고 상황이 변하고 국민들이, 이 나라 주권자들의 의사가 변했는데도 그냥 밀어붙이는 건 벽창호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 여론과 경제 현황, 에너지 전환 상황 등을 고려해 다시 한 번 숙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사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경주 일정에는 부인 김혜경 씨도 동행했다. 이 후보는 황리단길 연설 도중 “자꾸 후보를 (아내로) 교체하자는데 그런 이야기 하지 말아 달라. 부부싸움 난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 김관영-채이배 영입으로 중도 확장

10일 대구경북으로 향하기 전 이 후보는 국민의당 출신인 김관영, 채이배 전 의원을 영입하며 중도층 확장을 이어갔다. 김 전 의원은 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채 전 의원은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각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

이날 두 사람의 입당식에 참석한 이 후보는 “우리 개혁진보 진영은 한몸으로 단결해야 한다”며 “(두 분의 합류로) 대통합의 첫 관문이 열리는 것 같다”고 환영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이 상식 있고 품격 있는 정당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때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