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다섯번째 행선지로 고향인 대구·경북(TK)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찾아 구국용사 충혼비를 참배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12.11/뉴스1 © News1
“전두환도 경제는 성과”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발언을 둘러싸고 정치권 내에선 ‘말 바꾸기’라는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12일 “전두환을 재평가하려는 자가 전두환”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될 것 같다”고 직격했다. 심 후보는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윤석열, 전두환이 경제는 잘했다는 이재명. 이분들 얘기만 종합해보면 전두환 씨는 지금이라도 국립묘지로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다”며 “이런 사람들이 있는 한 ‘전두환의 시대’는 그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여야 후보를 한꺼번에 비판했다. 이어 “국민 모두가 치를 떠는 내란범죄자, 일말의 반성도 없이 떠난 학살의 공과를 굳이 재평가하려는 것은 선거전략일 수도 없다”며 “대통령 후보자들이 우리 국민들이 피눈물로 일군 민주주의의 역사적 가치마저 매표를 위해 내팽개치는 이런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비석 밟고 그 난리를 치더니 전두환 찬양도 내로남불”이라며 “원칙도 없고 소신도 없고 오직 섬뜩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무한한 권력욕만 있다”고 했다. 이 후보가 최근 광주 5·18 구묘역에서 전 전 대통령의 비석을 발로 밟으며 “올 때마다 잊지 않고 꼭 밟고 지나간다”고 말했던 점을 비꼰 것.
국민의힘 선대위 황규환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전 전 대통령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했던 그 이재명 후보가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하는 장면”이라며 “말 바꾸기가 일상이 된 이 후보가 이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마저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나섰다”고 했다. 호남권 의원들을 비롯해 민주당 내에선 이 후보 발언에 대한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