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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공백 없게’… 獨 숄츠, 취임하자마자 美-佛-EU 접촉

입력 | 2021-12-13 03:00:00

10일 바이든과 ‘우크라 대응’ 통화
같은 날 첫 해외순방지 파리 이동
마크롱 만난뒤 브뤼셀서 ‘EU 회동’
12일엔 폴란드서 ‘난민 사태’ 논의



올라프 숄츠 신임 독일 총리(왼쪽)가 10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브뤼셀=AP 뉴시스


8일 취임한 올라프 숄츠 신임 독일 총리(63)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국제사회 주요 지도자와 연이어 접촉하며 러시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16년간 자유세계의 지도자 역할을 했던 전임자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국제사회에서 독일의 위상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BBC 등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10일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및 양국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백악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종식, 기후변화 대응,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 대처에 관한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트위터에 “양국 협력을 강화하려는 열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독일에 유럽 내에서 가장 많은 약 3만5000명의 미군을 배치하는 등 오랫동안 군사 협력을 맺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가동 중단 등의 경제제재로 맞서겠다는 뜻을 시종일관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경제 악영향을 우려해 가스관 중단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폴란드 등 일부 EU 회원국 또한 노르트스트림2에 반대하고 있지만 숄츠 정권이 가스관 중단 요구에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숄츠 총리는 첫 해외순방지로 프랑스를 택했다. 10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 그는 ‘강한 유럽’을 만들자고 강조하며 EU 발전 방향 및 대중국 정책 등을 논의했다. 숄츠 총리는 회담 후 “경제, 안보, 외교 측면에서 두 나라는 유럽을 강하고 자주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19세 연상인 숄츠 총리에게 프랑스어 존칭인 ‘당신(Vous)’이 아니라 ‘너(Tu)’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친근함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곧바로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해 독일 국방장관 출신인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도 회동했다. 12일에는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아 인접국인 옛 소련국 벨라루스 국경 일대의 난민 사태를 논의한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