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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서동처…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입력 | 2021-12-13 03:00:00

“도둑 잡는 자가 도둑과 한통속”




전국의 대학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꼽았다. 고양이와 쥐가 같은 곳에 함께 있다는 뜻으로 위아래 벼슬아치들이 나쁜 짓을 함께 저지르는 상황을 뜻한다.

12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9.2%가 ‘묘서동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쥐는 몰래 집에 들어와 곡식을 훔쳐 먹고, 고양이는 그런 쥐를 잡아야 한다. 그런데 이 둘이 함께 있는 상황을 중국 역사서 구당서(舊唐書)는 “도둑을 잡는 자가 도둑과 한통속이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공정한 법 집행을 감시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수시로 봤다”고 말했다.

2위는 ‘인곤마핍(人困馬乏·21.1%)’이다. 중국 후한 말 유비가 “긴 피란길에 사람과 말 모두가 기진맥진하다”고 말한 것에서 따온 표현이다. 서혁 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하느라 국민도 나라도 모두 피곤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 3위는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를 뜻하는 ‘이전투구(泥田鬪狗·17.0%)’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사회상이 담긴 사자성어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