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중부를 쑥대밭으로 만든 토네이도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지목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디앤 크리스웰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기후변화의 영향력이 뿌리내림에 따라 더 강력하고 파괴적이며 치명적인 폭풍을 불러왔으며, 이것이 ‘뉴 노멀’(new normal)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10일 기준 켄터키·아칸소·일리노이·미주리·미시시피·테네시 등 6개주에 총 37개의 토네이도가 불어닥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로 또한 기록적이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이번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경로를 약 365㎞로 추정했다. 이 수치가 공식 확인된다면 1925년 미주리와 일리노이, 인디애나를 휩쓸며 최소 695명의 사망자를 냈던 토네이도를 능가하게 된다.
토네이도는 수직으로 긴 깔때기 모양의 회오리바람으로, 맹렬한 속도로 지상의 물체들을 감아올린다. 이는 대기가 극도로 불안정한 환경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뜻하고 습한 저기압과 차고 건조한 고기압이 충돌하면 대기가 불안정해진다. 여기서 회전하는 공기 덩어리가 형성되고, 바람의 속력과 방향이 변화하면서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바람기둥이 생겨나는 게 토네이도다.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강한 토네이도가 형성되는 일이 드물다. 그러나 최근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는 12월 들어 최고 기온이 30도에 달하는 등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났다. 여기서 형성된 따뜻한 공기와 한랭전선이 부딪혀 대기가 불안정해졌다. 이로 인해 토네이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켄터키주 루이빌의 NWS 기상학자인 존 고든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 건 추운 계절에 따뜻한 공기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토네이도가 기후변화의 결과물이라고 단정짓지는 않았으나 기후변화가 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미국 지구물리학회(AGU)는 최근 “지구의 기온 상승이 혹독한 날씨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기상 과학자인 대니얼 스웨인은 트위터에 “토네이도와 같이 혹독한 현상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은 잘 규명되지 않았으나, 지구 온난화가 많은 지역에서 이런 위험을 증가시키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